이순주(82, 마령면 강정리)

매마른 땅에 단비가 촉촉이 내렸다.
병원가느라 수업도 빼 먹고 아침도 거른채 일찍이 서둘러 전주 병원에 갔다. 일찍이 왔는데도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는데 영감님 낮빛은 짜증스러운 얼굴에 화가 잔뜩 난 얼굴이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아무리 부부라해도 나 또한 마음이 편치않다.
오전 11시30분에 검진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화심 순두부집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오는데도 영감님의 표정은 굳어 말 한마디도 없이 굳어있다.
어쩌다. 후회스러운 게 말로는 다 할 수 없으면, 바꿀수만 있다면 바꾸고 싶은 마음이 수천번 난다.
그러나 어찌 하겠소. 참는 길에 내가 더 참고 살다 가야지.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