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물어서 못 살겠다
최한순(81, 동향면 학선리)

우리들 사는 세상이 이러구나. 밤이는 잠 자고, 나지는 밭이 나가 풀 하고 싸우고 나면 피곤해서 자야 산다. 오늘은 밭이 가서 풀 매고 왔다. 오늘은 노인학교에 가야 하는데 멋을 써 갈까 걱정이다.
우리는 썩거쓰 영화 보로 갔다 왔다. 몸도 넉었지만 눈이 안 빈다. 신문이 잘 안 빈다. 한심하지요. 엇다 말을 할까요. 가는 세월 한심하다.
세월은 가고, 나이는 먹고, 갈 곳은 한 군대 밖기다. 무사이 저역 잘 먹고 자는 드시 데려가세요. 그기 철천지 소원이요.
우리가 살다보이 왜 사람 무는 벌네가 생기서 한나지는 갠찬고, 아침 저녁에는 물어서 못살겠다. 무루면 불키다 삼일 가야 가라안는다. 세상에 사람을 물고 해서 살 수가 없다.
세월 가다보이 별 일이 다 있다. 왜 사람을 못살계 하냐. 사람갓치 귀안 거 없다. 사람이 있서야 농사도 짓고, 사람이 귀하다. 사람이 없스면 나라도 망한다. 지금은 학교도 다 문 닷아다. 사람 없는 세상 살 수는 없다. 귀하다 귀하다 사람 갓칯 귀한 거는 없다.
애기 하나 나서 키울나면 얼마나 힘든 일이다. 지금 애기 네명 나면 이천만원 주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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