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정태검 (舊名 인철)
정태검 (舊名 인철)

녹음이 짙어가는 7월입니다. 만물이 자신을 도드라지게 드러내고 뽐내는 이시기에 우울하고 칙칙한 이야기를 하려니 글을 쓰는 마음이 천근만근입니다. 순박하게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왔고 기억할 만한 천재지변도 없었던 참 편안하고 살기 좋은 우리고장 진안이 금방이라도 산천이 무너질 것 같은 중압감이 몇 개월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가까운 임실군이 지자체가 실시되고 당선된 군수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런저런 비리로 중도에 물러났었습니다. 임실군민들은 이리저리 휩쓸리고 서로를 불신하는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어두운 시간동안 임실군민들은 어디 가서 임실에서 왔다는 것이 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웃 임실군의 일로만 알았던 이런 명예롭지 못한 돌림병이 참 살기 좋고 편안한 우리고장 진안에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소문에 모두가 아파하고 있습니다. 의롭게 지냈던 주변을 의심하고 카더라는 이야기에 흥분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입니다.
지금도 제 가슴을 울리는 어느 종교단체의 구호가 생각납니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라는 구호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이런 행동하는 양심이 결단하는 용기가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요동치는 불신을 가라앉히고 커질 수 있는 상처를 봉합해야합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런 지도자를 갖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움을 아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가정은 행복할 것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가정을 그려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를 불신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털고 일어나야합니다. 어디에서건 당당하게 나는 진안사람 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의해봅니다. 지역의 존경하는 어르신들과 의회 의원님들이 앞장서서 흔들리는 군심을 바로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건강한 공직자분들이 흔들림 없이 직분에 충실한 모습으로 중심을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흔들리는 군심을 추스르시고 상처 난 서로의 마음을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진안의 새로운 희망이 정착될 때 까지는 그래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진안의 문화는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과 삶의 모습입니다. 또한 현재 우리의 생각과 삶이 쌓이고 쌓여 내일엔 또 다른 우리의 문화로 정착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믿음이 상실되고 의심이 가득한 문화를 만들고 싶은 군민은 없을 것입니다.
바쁠수록 걸어가라고 했습니다. 바쁘다고 뛰어가다가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갈 힘도 없습니다. 서로에게 드리운 의심의 눈을 거두고 멀리보고 천천히 걷자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산천을 의지하고 살아갈 건강한 이웃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을 그려보면서 우리 모두 파이팅 합시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