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은 빈 손이다
최한순(81, 동향면 학선리)

세월이 벌써 7월이다. 세월도 잘도간다. 초복을 지내고 중복이 오고 있다.
우리가 잠든 날 빼고, 병던 날 빼고 나면 단 사십도 못 사는데, 피땀 흐리서 버는 재산 먹고 갈까 지고 갈까. 소용없다. 가는 날은 빈손이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오늘 주일이다. 교회가서 목사님 설계하는 소리 듯고, 성경 익고, 점심 먹고 끝나서 집에 왔다. 또 풀매로 간다. 낮지는 풀 매고, 밤이는 잠자고, 할 일이 없다.
어지는 비가 와서 오후에는 일도 못하고 쉬었다. 우리는 들깨를 심어든이 너무 많이 심어서 뽀아주야 되겠다. 오늘은 들깨를 뽀아주고 밭을 매고 하야겠다.
내일은 목요일이다. 학교 간다. 우리는 이러게 산다.
오늘은 밭이 가 보이 들깨가 너무 씨가 많아서 뽑아다. 뽑고 밭 매고 와서 점심먹고 너무 피곤해서 한 숨 잤다. 너무 피곤해서 한 숨 잤다. 자다 보이 세시가 되었다. 그리다가 또 밭이 가서 풀 매고 와서 저역해서 먹고 잤다.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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