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주(82, 마령면 강정리)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오곡이 풍성한 계절 9월. 9월도 어느듯 중순에 접어들고 한낯 햇볕은 살갓을 대울 만큼 따갑지만, 아침 저녁으론 제법 쌀쌀한 날씨.
금년앤 철이 늦은지, 뒷마당에 주렁주렁 매달린 대추는 아직도 익지 않고 파랏다.
엊그제 추석에 다녀간 큰 딸한태 전화가 걸려왔다. 환절기에 몸조심 하라는 신신당부.
하지만 나보다 자식들은 백살을 먹어도 부모의 마음앤 물가에 앉쳐놓은 아기로만 보인다.
해는 뉘엿뉘엿 바람따라 씽씽 떠나고, 어둠이 깔려오는 들길을 한권의 책을 들고 어둠을 쫓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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