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순(86, 마령명 강정리)

너무 아쉽고 허망한 일 님니다.
벼농사도 다 씨어저 까라버리고, 받곡식들도 까라 버리고, 들깨도 다 씻서 버리고, 농사 진 사람들은 아주 말 할 수 없게 돼 버려는데 누가 보충을 할까 모누것네.
참깨도 비가 와서 다 썩어 버리고, 소내가 나서 어쩌면 좋와.
골골마다 나겹은 오색갈로 가라잎고, 가는 곳 마다 춤을 추고 보기 좋운 색색갈로 잎고, 변하고, 골골마다 물든 색깔로 잎은 산골도 구경할 만 하고.
시간은 선금선금 잘도 가네. 가을도 깊어가고 어서가는데, 비는 작고만 오고.
인생사리 참 심들어.
넘치는 인생, 줄거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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