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곡식들만이라도 건질 수 있게
이순주(82, 마령면 강정리)

세월 만큼 빠른 게 없다.
더워서 땀 뻘뻘 흘리며 밭에서 일하든게 엊그제 같엔는데, 이제는 추워서 햇볕을 찾게 된다.
우리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토끼, 솥뚜껑만 봐도 놀란다고.
금년엔 너무나 비가 많이 와 애써 심고 가꾼 곡식들이 많은 비로 다 썩어 버린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앞 산에 검은 구름만 끼어도 '또 비가 내리는 건 아니겠지' 하는 조바심.
가을 추수를 다 망친 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곡식들을 조금이라도 건질 수 있게 제발 비는 이제 그만 왔음 하는 바램.
농사가 잘 되야 도시에서 사 먹는 사람도 마음이 푸짐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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