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주(82, 마령면 강정리)

10월도 벌써 중순에 접어들고, 아직은 이른 단풍이지만 먼선 언덕배기로 노랗고 붉으스레하게 하나 둘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들에는 누렇게 익은 벼들을 수확하느라 농부들의 바쁜 일손에 크넥카 소리.
이 소리가 다 그치고 나면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온 산천 초목 들에는 흰눈이 포약에 덮히겠지.
그러면 난 따끈한 온돌방에서 엇그제 캔 고구마를 삶아서 아삭한 김장 김치에 한 입 걸쳐 맛있게 먹으며 몇 년간 머리 맞대고 공부한 학우들의 모습을 잘은 그릴 순 없어도 생각나는 대로 하나 하나 그려가며 마음에 영원한 추억을 쌓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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