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김장 할지 몰라요
최한순(81, 동향면 학선리)

봉곡교회 갓든이 교회 텅 비고, 목사님 없써니 한심하다.
살든 집을 들어가 보니 방 세 개나 되고, 거실도 있고, 부엌도 텅 비고, 방도 세 개나 텅 비고.
둘러 보고 나왔다. 썰넝한 빈 집이다.
너무너무 서운하다. 언지가는 한 번 또 보겠지.
먼 산을 바라보면 산도 널거서 당풍이 들어다.
우리도 널거서 당풍이 왔다. 산에 나무는 내년에 다시 사라나지만 우리는 한 번 널거지면 그만이다.

한심하지요.
우리도 산에 풀입갓치 다시 살아나면 좋게다. 우리는 한 번 가면 그만이다.
봉곡교회는 세채주에 김장을 한 대요. 우리는 언지할지 몰라요. 세월이 가다보면 하는 때 오게지.
우리는 아직도 마늘도 안 노고 있다. 날이 추어지니 걱정이다. 마늘 땅 얼기 전에 노야 하는데.
우리는 콩을 심어든이 콩이 안 열고 있다. 내년에 콩도 안 심는다. 들깨만 심는다.

곡식이 심우면 잘 되야 하고, 심다 안 되면 하기 실타.
우리는 팥선 잘 되다. 콩이 허당이다. 콩을 사야 하겠다.
우리는 쉬지말고 한글 배우자. 죽들악 배와도 못 다 배우고 죽는다.
책을 많이 일거야 아는 거도 있고, 할 말도 있다. 아는 거시 있써야 좋다. 모루면 말도 못한다. 아는 거시 있서야 말을 한다.
구설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우리의 사는 세상은 이러한가요. 오늘은 화요일이다. 우리 아들이 대전에서 와서 마늘밭 트렉타 해 준다고 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