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순(86, 마령명 강정리)

거센 바람 부러오는구나.
무심한 바람. 손도 없고, 발도 없은데 심이 얼마나 세면 동서남북을 음직이까.
우주에 기운이 그렇게 천하을 다 음직이는 기운, 용하지.
하늘에은 뭉계구름이 꽃송이 뭉칫구름, 보기도 좋고, 아주 상당히 보기가 좋구나.
날마다 세월은 다름질을 하는구나.
가을 추수도 거이 다 끝나간은 모습. 딱하기만 하는데, 우리 집 앞 내물에 청동오리 두 마리가 머리 빨갓고 옷은 알녹달녹 아주 참 예쁘께 옷슬 입어서요. 바라볼만 하는데 아주 예쁘요.
가는 날 잡을 수도 없고, 하루 하루 소중한 인생.
맨들아미 꽃도 아주 예쁘고, 국화꽃도 예쁘고.
동서남북 다 좋운 일만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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