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주(82, 마령면 강정리)

11월도 벌써 중순에 접어들고, 금년 한 해도 앞으로 한 달하고 십일만 지나면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구름을 바람을 쫓아가듯, 세월을 쫓아가다 보니 아무것도 한 일 없이, 꽃처럼 예뻣던 내 젊은 시절은 어느 곳에 꼭꼭 숨어버리고 팔십고개 훌쩍 넘어 할미꽃이 되었다네.
고개 넘어 딸내 집 찾아가다 펄펄 내리는 함박눈 속에 꽁꽁 얼어붙은 눈이 된 여인.
뿌연 싸락눈 속에 흰 머리카락만 날리네.
다가올 마지막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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