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감 조성 등 교육 효율성과 형평성 의문 제기

내년부터 우리 지역에서 할 예정인 방과 후 학교 맞춤형 교육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 인재양성과는 지난 21일, 문화의 집에서 우리 지역 고교의 방과 후 학교 맞춤형 교육 추진의 기본계획을 설명하고, 교장단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다.

그러나 면 지역 고등학교에서는 교통문제 등을 내세워 “농촌의 실정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계획”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도는 이날 설명회를 통해 △진안 제일고등학교를 거점학교로 지정하고, △교장단 협의회를 통해 우수교사를 선발해 100% 교사중심으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리 지역의 고등학생 1학년, 2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번 계획은 교내 상위 20%∼25%인 학생들을 선발해 교육을 지원하고, 거점학교로 지정된 학교에 2억 5천8백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이 같은 도의 방침에 대해 안천고 문용철 교장은 “도의 일방적인 계획을 공론화하고 있다.”라며 “도시에나 어울릴 법한 교육계획이 학생 수도 적고, 교통도 열악한 우리 농촌지역에 어울리느냐?”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교장은 “상위권 학생들만 거점학교로 교육을 받으러 가게 되면 상대적으로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위화감만 조성되고, 오히려 교육열도 하향할 것”이라며 교육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문 교장은 “국·영·수에만 너무 치중해서 눈앞의 결과만 보고 있는 전라북도의 의견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라며 “만약 도에서 창안한 계획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학교별로 지원이 되던 전라북도의 지원금이 많은 부분 끊기게 돼 농촌지역 학교는 더 어려움에 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령고의 고석봉 교장 역시 이번 방과 후 교육 추진계획에 반대한다는 태도다.
고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이때까지 시행한 방과 후 학습도 잘되고 있는데 뜬금없이 거점학교에 모여서 공부를 하자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마령고의 현 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 전라북도의 방과 후 교육 추진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고 교장은 “전라북도의 계획대로 학생들이 거점학교(제일고)에 간다 하더라도 교통편이 너무 좋지 않아 아이들에게 오히려 부작용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교장은 “물론 도에서 교통편의를 제공한다고 나와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다.”라며 우려했다. 또 “도에서 내놓은 제도 자체는 아주 좋고 우수하지만 우리 지역과는 전혀 동화되지 못하는 제도일 뿐”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같은 면지역 고등학교 관계자들의 반대의견에 대해 전라북도 인재양성과 하성용 교육지원담당은 “지역별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의 해답을 도에서 내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방과후교육 방침은 진안의 교육을 한 단계 상승시키고, 진안의 아이들을 인재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몇몇 학교의 편의만을 위해 제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학교별로 지원하는 방안과 관련, 하 담당은 “도에서 학교별로 지원을 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라며 “면 지역 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몇 명 안돼 개별적 지원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어 이런 방안을 계획한 것이다. 이 계획을 먼저 실시했던 고창고의 경우, 고교입학 당시 중급에 속하던 학생이 이번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는 성적을 올렸다.”라고 밝혔다.

하 담당은 또 “(계획이 추진되면)앞으로 진안에서도 서울쪽으로 진출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자연히 학부모들도 학교의 교육을 신뢰할 것이고, 학교의 교육에 만족 못해 외부로 빠지는 학생도 줄어들 것”이라며 도의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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