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듯 한세상 지나간다
최한순(82, 동향면 학선리)

우리의 사는 세상, 고추 심고, 참깨도 심고, 들깨도 심고 하다 보이 세월 다 가.
나는 오늘 호박심고, 비료주고 왔다.
올해는 풍년 오기많 기다리다.
올해는 마늘도 잘 되고, 나라농사도 잘 하면 좋게다.
밥 잘 먹기 하늘님 덕이고, 옷 잘 입기 내 복이다.
우리 한 평생 살면 뫼백년 사냐. 잠든날 빼고, 병던날 빼고 나면 단 사십도 못 산다.
산천초목 바라보면 한심하지요.
세월 가는 대로 바남 부는대로 산다.
산도 막고, 물도 막은 우리 진안 살기 좋아요.
수박농사가 한참이다. 수박하는 사람들은 손이 밥부다. 잠 잘 시간도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없다.
한 세상이 잠깐이다.
바남가듯 세상 지나간다.
아버지, 어머니 산소에 풀 매로 온대요. 학교을 갈까 말까 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학교에 가는 목요일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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