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입이 찢어져서 너덜너덜해지고,
고추는 머리가 날아갔다
정이월(83, 동향면 학선리)

6월6일 토요일 오전에는 너무 뜨거워 햇빛에 디여서 따가울 정도.
오후 2시가 넘어 구름이 끼더니 느다덥시 하늘이 우루렁 우루렁 울고, 벙게불이 번쩍이고, 쏘낙비와 콩만한 우박이 같이 쏘다젔다.
식물들에게는 약비가 왔다.
고구마도 시집 보네고, 데파도 시집 보네고, 들깨도 시집 보네고, 참깨는 이미 시집 보냈고.
비와 우박이 또 와 우리 마당에 밤 만한 우박이 하약캐 내려 겨울 눈 온 것 갔다.
약비가 왔다 해도 피해가 많다. 식물들이 우박을 맞아 구멍이 나고, 고추 머리가 날나갔다.
어떤 집에는 고추가 작살났다고 해.
들깨 입도 찌저저서 너덜너덜해 지고.
다음 9일 화요일은 포겸 특보가 내려 너무 더워 사람이 견디기 힘들었어.
일을 못하고.
식물들은 얼마나 개럽고 힘들까.
인간들이 먹고 살기 위해 농사 진는데, 식물들을 힘들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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