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도열병이 나고, 고추는 탄저병이 나고
최한순(82, 동향면 학선리)

경기도, 서울 비 피해가 많타. 사람이 열두명 죽고, 열네명 떠네리갓다.
오리는 너무 비가 많이 왔다. 나락논이 도일병이 나서 약 하야 된다. 고추밭이 탄자병이 나서 고추는 다 버맀다.
어지 나는 우리 어머니 집에 가서 고추 따고, 들깨밭 밖갓 비고 와서 점심먹고 오후에 비료주고 오다가 중신동 모정에 우리 성하고 여수댁하고 모여서 술 한잔 마시고 떡 먹고 놀다 왔다.
오늘은 안성가서 주사 맛고 와야겠다. 몸이 땀때기가 나서 게룹다.
노인학교 모교일날 노래강사가 왔다. 한 시간 노래하고 간다. 재미있다.
비도 한 없시 오니 말도 못한다. 칠년 대한가문날에는 씨가 남아 있다. 정사년 수파에 떠내려가면 씨도 없대요.
가을이 접어드는 입추다. 말복이 오고 있다. 말복 지내면 처서다. 처서 지내면 가을이다.
팔월십오일은 광복절이다. 일번 사람들 쪼겨간 날이다. 내가 일번사람 쪼겨 가는 걸 안다.
내가 일곱 살 먹어써다. 그때도 비가 만이 와서 물이 불어다. 내가 나가 잡빠져서 신을 물에다 빠추었다. 나중 강가 돌속에가 신이 찡기 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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