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도 병 나고, 참깨도 다 썩어 버리고
정이월(83, 동향면 학선리)

9월2일. 또 태풍이 와서 비가 밤세 쏘다젔다.
장마비 올때도 사정없이 쏘다저서 고추가 다 병이 나서 뻡아 버리고, 장마가 끈나고 나니 퍼경주위보로 너무 너무 뜨거워 사람이 견디기 힘들어.
호박이 햇빛에 디여서 노랗게 이거서 썩어 버리고, 태풍은 무난이 잘 지나갔지만 요넘에 날씨가 너무 너무 뜨거워.
사람이 조금만 음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니 무어슬 어떻게 할 수 없어.
아무것도 안 하고 방안에서 딩글딩글 놀고만 있어. 너무 뜨거워서 할 수가 없어. 할 일이 있어도 못 하고 놀고 있으니 내 마음이 편하지 안고 괘로워.
9월3일 또 태풍이 와. 어재밤에 비가 밤세 쏘다 젔는데, 목요일 오전 내내 비가 왔다.
왠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지 알 수가 없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식물들이 수정이 안 돼서 알맹이가 없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수도 병이 나고, 참께도 다 썩어 버리고, 농사 진다고 헛 수고만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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