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가로수 은행나무
이순주(83, 마령면 강정리)

김장 준비를 하려고 점심을 먹은 뒤 영감님과 전주 남부시장을 가려고 차를 타고 전동성당을 지나는데 줄비하게 늘어서 가로수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이들어 너무도 예쁘고 아름다워.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해 눈과 입이 한동안 그대로 멈추어 시장가는 것도 깜빡 잊고 우리 내외는 단풍에 푹 빠저 버렸다.
가끔씩 오가는 길이지만 이렇게 예쁘게 물이 든 단풍을 보는 건 드물었던 것 같다.
난 핸드폰을 꺼내 샤다를 몇 번 눌러 보았지만 찰깍찰깍 소리만 날 뿐 찍이지 않았다.
허무하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 내외는 장을 보아가 집으로 왔다.
딸 애가 전화기를 바꾸어 주겠다는 걸 싫다고 거절한 게 후회가 된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