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쓰고 읽으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이순주(83, 마령면 강정리)

덥다 하든때가 엊그제 같엔는데, 벌써 11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다.
요즘 아침에 학교 오면 날마다 영어 공부를 한다.
어려운 발음에 혀가 제대로 움직여 주지 않해 무척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자꾸 쓰고 읽으니 아주 티끌만치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손주 녀석이 "할머니. 이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니 너무 집착하지 말고 천천히 쉬어가면서 하세요" 한다.
그래. 네 말이 맞구나.
'팔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어디에 별로 쓸대도 없는데' 하면서도 손에 쥔 연필은 자꾸만 영어 노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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