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역시 내리사랑인 것 같다
보름밖에 안 됐는데 왜 그리 보고 싶은지
이순주(84, 마령면 강정리)

손자 바보 할머니가 되었다.
자식은 내리사랑. 손자 역시 내리사랑인 것 같다.
보고 난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는데, 매일 매일 왜 그리 보고 싶은지. 해가 어둑어둑해 질 무렵이면 문 열고 "할머니, 학교에 다녀 왔습니다"하고 들어오는 것 만 같다.
할머니 일이라 하면 종그래기처럼 모든일에 군소리 없이 살갑기만 한 우리 귀여운 손자.
내일 수업이 없어 집에 온다고 하기에 불야불야 영감님께 예기해 전주마트에 가서 양손 가득이 사서 차에서 내렸다.
한 달이 다 되 가는데 교수는 딱 한 분 보았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공부하니 그곳이나 여기나 공부하는 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내가 움직일 수 인는 한, 무엇이고 먹고 싶다면 다 해주고 싶다.
들쑥날숙 한 일기차로 옷 입기가 애매하다. 손 댄 김에 오늘은 옷장 정리를 하는데, 많이 버렸는데도 쓸모없는 옷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내버리기엔 아까워 다시 또 옷장에 넣고.
오늘은 하루 종일 옷과 사투를 버리다 하루해가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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