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읽는 진안
유지화(노계3동 작은도서관)

·저 자 : 안나 워커 / ·출 판 : 재능교육(2018.05.08)
·저 자 : 안나 워커 / ·출 판 : 재능교육(2018.05.08)

표지부터 싱그러운 초록색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제목과 같이 표지에 보이는 정원이 과연 메이의 정원일까요? 면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초록 숲, 그 속에 조그마한 것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습니다. 면지에 머물면서 숨은그림찾기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어요.
메이의 가족은 도시로 이사를 갔어요. 메이는 정원을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요. 고개 숙인 메이와 메이의 손에 들린 꽃, 그 뒤를 따르는 개의 모습이 이사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잘 보여주네요. "새 정원을 만들면 되지" 엄마가 말했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들 틈에 사과나무랑 수선화가 자랄 자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요.

아 참, 상자는 아주 많았어요. 요즘 택배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죠. 메이는 이 택배상자에 자기가 원하는 식물들을 그리며 정원을 만드는 놀이에 유용하게 쓰죠. 하지만 택배 상자는 금방 망가져 버려 숲의 형태를 잃어버렸으며,
메이는 친구들과 진짜 정원에서 뛰어놀고 싶고 사과나무에서 새 소리를 듣고 싶고, 유리병에 보물을 모으고 싶었어요. 상자와 시멘트 바닥에 꽃 그림을 그리며 놀지만 그마저도 싫증이 난 메이는 정원을 찾기 위해 쉼 없이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계속합니다. 공원을 찾은 메이는 작은 새를 따라가다 꽃집 앞에 다다랐어요. 메이는 이 낯선 곳에서 만난 사과나무 새가 무척 반가웠고 숲속 같은 꽃집을 보고 좋았지만 문이 닫혀있어서 어리둥절합니다.

메이는 꼼짝않고 오랫동안 문을 바라보다 틈새로 작은 초록빛 싹 하나가 나와 있는 걸 발견하고는 숲의 한 조각이라며 기뻐서 집으로 가지고 오죠. 메이는 이 작은 숲 한 조각을 시작으로 하나둘 친구를 만나고 주변과 관계를 형성해가며 자기만의 숲을 가꾸어 나갑니다.
메이가 정원을 만들어나가는 과정과 결과가 거창하거나 환상에 기댄 것이 아니고 소박하고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또한 메이의 정원은 우리가 정원하면 떠올리는 나무와 꽃으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마을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매일 보고 느끼는 주변이 곧 나의 정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요즘같이 환경이 중요시되는 시대에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 같아요.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이번 주 우리 작은 도서관에서도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는데요, 2018년도 환경부의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인 메이의 정원을 집에서도 아이들과 꼭 함께 읽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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