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권 시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윷놀이

▲ 시각장애인들이 즐거운 '젓가락 윷놀이' 한판을 벌렸다. 촉각으로 윷의 패를 가늠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검은 안경을 쓴 시각장애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윷놀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윷놀이라 했는데 윷은 온데간데없고 말판도 없다.

지난 20일,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전북지부 진안지회에서 대보름을 맞아 젓가락 윷놀이 판이 벌어졌다.
시각장애인들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윷'으로 윷놀이를 하지 않고 일명 '젓가락 윷'으로 윷놀이를 한다.

젓가락 윷은 일반 윷보다 많은 10개로 구성되어 있고 각 젓가락에는 1부터 10까지 숫자를 나타내는 홈이 파여 있다. 이 중 젓가락 3개를 뽑은 숫자를 합한 수로 말을 움직인다.

10이 넘으면 10자리는 털어내고 끝 자릿수만을 가지고 말을 움직인다. 끝 자릿수가 1, 6, 9이면 도가 되고 2, 7, 10이면 개, 3, 8은 걸, 4는 윷 그리고 나머지 5는 모가 된다.

이들의 윷놀이에는 말판도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참가자들은 머릿속에 말판을 그려 말을 이동한다. 또 구경하는 이들의 머릿속에도 말판이 그려져 있다.

옆에서 윷놀이를 지켜본 결과 참가자와 구경꾼 모두의 머릿속에 그려진 말판은 신기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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