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파랗던 나뭇잎도 다 떨어지고
배덕임(83, 동향면 학선리)

이제는 아침마다 서리가 눈 온 거 같다. 밭 일은 다 끝낫다. 나는 아직도 도라지 캐야하고, 마늘은 심었고, 야콘도 캐고 해야 한다.
가을 바람은 마음을 한심하게 하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길 거러가다 떠러진 잎이 두굴두굴 궁구러 가는 걸 바라본 내 마음은 한심하네.
느그덜도 한 때는 파란잎이 필 때는 절문날이 보기 좋았지. 7, 팔개월 살고 떨어지는 잎. 바람부는 대로 굴러가네.
그걸 보니 한심하구려.
예뿐꽃들이 다 서리가 내려 삶마 못쓰기 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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