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채량 기자
'진안교육설명회' 취재차 마이종합학습장을 찾았다. 많은 주민이 참석해 우리 교육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본 기자 역시 교육에 관한 취재를 하고 다녔지만 '진안교육설명회'같이 포괄적인 사항을 자세하게 듣는 자리는 처음이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게 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진안교육설명회'가 진행되면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된 행사는 1시간 30분을 초등학생 공연, 내빈인사, 감사패 전달로 보내며 1부 행사를 마쳤다. 이중 아이들의 공연은 30분 남짓이었다. 물론 여기까진 좋았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내빈인사 말이 으레 긴 것은 이제 익숙해(?)졌다.

2부 행사를 시작한 2시 30분. 곧 있을 교육설명회에서 여태껏 궁금했던 진안교육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식전에 나누어 주었던 팸플릿을 열었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오늘은 분명 '진안교육설명회'를 하는 날인데 왜 '엄용수 특강'이 2부 첫 프로그램인 것일까? 그 덕분에 '진안교육설명회'는 가장 마지막 순이었다. 이건 뭐 발목 잡기도 아니고 돌아가려고 해도 본 설명회를 안 봤으니 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특강을 보게 생겼다.

결국 '자녀교육과 유머'라는 주제로 진행된 특강에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모든 행사에서 특강은 마지막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왜 '진안교육설명회'를 들으러 와서 원하지도 않는 '특강'을 듣고 있어야 하는 걸까? 이게 과연 옳은 것일까?'

많은 생각이 오가는 중에 시계를 보니, 벌써 4시가 넘었다.
1시 30분에 '진안교육설명회'를 들으러 와서 4시가 넘어서야 본 설명회를 들을 수 있었다.

특강이 끝날 무렵 주위를 둘러보니 '진안교육설명회'를 들으러 왔던 주민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었다. 자리를 떠나는 주민들은 엄용수씨를 보러 온 것일까?

이날 마이종합학습장에서 열린 행사가 '진안교육설명회'인지 아니면 '교육지원 공로 감사패 전달과 엄용수 특강'인지 도무지 헷갈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행사 주최 측에서는 참가자들 입장에서 더 많은 사람이 '진안교육설명'을 듣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가벼운 토론이라도 벌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시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옳았다.

이날 행사장에서 마주친 교육공무원에게 물었다.
"왜 엄용수씨가 교육설명회보다 먼저 특강을 하나요? 1시 30분에 와서 벌써 4시가 넘었네요. 엄용수씨 특강 끝나니 주민들도 많이 가시던데요."

돌아오는 대답은 기가 막혔다.
"교육설명회 보러 와서 교육설명회가 늦는다고 먼저 가면 그건 그 사람들 잘못이죠. 엄용수 씨야 서울에 스케줄이 있으니 그 사람 시간에 맞추는 건 어쩔 수 없죠."

대답을 한 해당 공무원은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 심지어는 오히려 뭐가 잘못된 것인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본 기자를 대하는 것이다.

이날 전체 행사를 마무리하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 행사 시간 중 '진안교육설명회'에 할애한 시간은 20~30분 남짓이었다.

이런 행사를 '진안교육설명회'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이날 행사는 '진안교육설명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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