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순(84, 동향면 학선리)

어지는 노인학교 갔다 왔다. 오늘은 감자씨 파내서 심자. 무시도 파내고.
나는 어지 할 일이 없서 마당 풀 나서 풀 맸다. 오늘은 마늘밭이 나가 보자.
쑥이 나서 컸다. 쑥 뜨으다가 떡하면 좋게다. 우리는 친구들하고 쑥 뜨으다 돌리기 했다. 그 세월이 언지가 알 수가 없다.
벌써 내 나이가 8십이 넘어다. 한심하다.
내 나이 묻지마. 잘 한 거도 없는데 나이 먹어다.
나는 우리 딸 여우면 좋게다. 밤이나 나지건 걱정이다.
내 나이 8십이 넘었다. 갈길 밥부다. 걸음도 못 걸고. 
인제 누구한티 맛기고 갈까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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