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마령고등학교 교사

마령고는 올해 개교 50주년 맞았다. 반백 년의 역사가 큰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요사이 농산어촌학교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몇 년간 마령고의 몇 가지 프로그램 운영은 마령고를 지역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었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교과융합프로젝트수업축제와 진로직업프로그램이다.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축제는 모든 학생이 참여하여 지역을 탐구하고 발표하는 수업축제이다. 1년에 3~4차례 실시하고 졸업할 때까지 열 번의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진로직업프로그램은 6개 분야 즉 바리스타, 보건 간호, 실용 목공, 제과제빵, 영상제작, 헤어미용 등에 참여하면서 진로에 대한 체험을 진학과 연계할 수  있었다. 

마령고에서는 마을과 연결하는 소위 지역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교육과정은 간단하다. 지역을 주제로 한 교육과정을 말한다.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지역 교육과정을 2년째 운영 중이다. 마령고 공동체는 마을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는 교육과정이다. 마을은 학생들의 살아있는 배움터이다. 마을에는 이미 풍부한 인적, 문화적, 생태적 자원이 존재한다. 마을과 학교가 긴밀하고 활발하게 연계된다면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수 있고, 마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은 인적자원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다. 마령고에서는 마이산 태극길 자전거 타기, 진안고원 길 걷기, 마이산 봉사활동, 지역사회 봉사 등 지역의 다양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교육 활동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학교 주변 유형·무형 문화재들을 탐구하고 마을의 역사를 배우는 마을탐구반의 동아리 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실시하는 교과융합 프로젝트 수업은 지역을 주제로 해왔다.

특히 지역 이해, 민주시민 교육, 환경 교과 등 지역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의 전문가들이 학생들에게 배움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역에 대한 애정을 키우고, 지역사회 전문가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라 믿는다. 지역사회 속에 살아있는 마령고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치열하게 몸부림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마을이 학교라는 구호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마을이 살아있는 교육 광장으로서 실천 가능한 지역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마을과 실제로 마을과 학교, 학교와 마을이 잘 연결되는 과정 자체로도 의미 있는 교육적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령고는 4+1 교육과정 운영을 다소 미흡하지만, 올해 운영하고 있다. 4+1 교육과정 운영은 4일간 교과수업을 진행하고 1일은 진로 및 체험 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그래서 현재 1일에 지역교육 과정과 창의적 재량활동을 교육과정에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마령고에서는 공동체간의 논의를 거쳐 진로직업과정을 1일 교육과정으로 편성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 미래 교육은 이제 지역에서 교육적 가치를 찾고 교육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준비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행복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필자 주] 필자는 마을이라는 개념을 요사이 그 범위를 넓혀 지역이라는 용어로 대체시켜야 그 의미가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마을과 지역이라는 용어는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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