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문화재 관리실태 감사 결과 공개 요청에 '불가 입장'

국가와 국민이 제공한 '공적인 공간'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적인 업무'를 하는 이들이 국가와 국민이 지급한 '공적인 기금'을 불필요한 부분에 낭비했다면, 특히나 국가의 감사로 드러났다면?
우리는 그 사안을 알 권리가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알아야 한다.

지난 25일 도에서 발표했던 '문화재 관리실태 기획 감사'에 우리 군 문화재 중 다섯 곳이 설계부실로 인한 예산낭비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도 감사실에 취재결과 이산묘 제관실, 용담향교, 진안향교 등의 안전관리 시설물 설계 시 예정보다 많은 공사비를 지급하는 등 예산낭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 관계자는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운을 떼며 "총 3천 8백만 원가량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천 5백만 원은 회수 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했다.

우리군 해당 사항을 전라북도에 문의하는 것이 꺼림칙해 문화재 관리부서인 문화예술담당자에게 '어떠한 문화재에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조치가 내려졌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담당자는 실소를 금치 못하며 "왜 자료를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냥 "자료를 못준다."라고 해도 황당했을 판에 코웃음을 치며 "왜 자료를 줘야 되냐."고 하니 어이가 저 멀리 가버렸다.

곧 "내부적인 자료라 공개가 불가능하지만 담당계장에게 물어보고 따로 연락을 하겠다."라고 했고 연락이 오지 않아 또 전화를 걸었을 때 돌아 온 대답은 역시 "안 된다."였다.

이유인 즉 "도 감사관에서 집행한 일이니 군 법무감사담당에 모든 자료가 있고 그곳에 물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아니, 그럼 애초부터 자료는 모두 법무감사담당에 있다고 하면 될 것을 "왜 자료를 주어야 하나.", "내부적인 사안이라 자료공개가 힘들다.", "계장에게 물어보겠다."라고는 왜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별 수 없이 군 법무감사계에 연락을 취했다. 법무감사 관계자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에서 감사를 했고 지적 받은 것은 맞지만 '공개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이유였다.

기자의 '비공개 입장'에 대한 이 같은 문제제기에 법무감사계 관계자는 다음 주 화요일 문화예술담당에 공식적으로 통보를 할 테니 문화예술담당에 물어보라고 다시 넘겨버렸다.
적어도 '어떤 문화재가 어떤 이유로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만 말해달라고 했으나 이 역시 거부했다.

과연 다음 주 화요일에 문화예술담당으로부터 문화재 관리 부실에 대한 자료를 무사히 건네어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화예술담당에서 한참 헤매다 법무감사계에서 또 한참 헤매다 다시 돌아보니 문화예술담당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군 업무 관계자들을 보니 이번 '예산낭비 지적사례'가 창피하긴 한가보다.

이번 '문화재 관리 실태 기획 감사' 결과 취재과정에서 우리군의 '투명행정'은 아직까지도 구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돈 떼먹고 '난 모르오.'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싶다. 군민이 우리 문화재 잘 보존해 주시오 하고 만들어 준 3천 6백만 원이 불필요하게 지출이 된 마당에 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부끄럽긴 하겠지만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는 것이 더욱 떳떳한 모습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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