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니면 못 한다
다음에도 와서 해 주라
최한순(84, 동향면 학선리)

오늘 수요일이다. 오늘은 학교 가는 날이다.
세월이 가다보이 가을일도 끝시나고, 할 일도 없다. 세월은 잘도 간다.
우리 나이가 팔십이 넘어 구십이 온다. 세월은 잘도 간다.
산천을 바라보면 한심하다. 구시월이 지나 단풍이 들어 잎은 간디 없고 줄기만 남았다. 한심하지요.
우리는 딸이 와서 마늘도 심어주고 갔다. 가고 난이 서운타.
내가 마늘 캐서 주마. 잘 가거라. 너 아니면 못 한다. 내 힘으로는 못 한다.
딸 덕 봤다.
잘 가거라. 다음에도 와서 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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