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김현두 현)완무진장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부위원장 및 진안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청년부위원장

지난 월요일 진안신문의 기사를 보다가 답답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 진안IC에서 마이산(북부)까지 1.6km의 전혀 새로운(기존방향아님)도로를 만드는데 200억 가까운 예산을 쓴다는 것, 진안군민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기존 진안IC에서 마이산까지는 차로 5분 남짓입니다. 진안신문 기사에서는 6-7분이라고 적혀있지만 누가 그 속도로 가나요? 그리고 기존(초기) 도로 선형(직선화)을 오히려 변경(S자로 휘돌아감)하면서까지 그 짧은 거리의 도로를 굳이 왜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전라북도 뿐 아니라 무진장 그 중에서도 진안군은 인구소멸에 가장 가까운 지자체이기도 합니다. 수십 년 전부터 진안군은 늘 체류형 관광지를 만들지 못함을 내세우면서 수많은 정책과 예산을 마이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홍삼직접화 단지와 연계되는 1km대의 도로는 정말 이해 할 수 없는 것 투성입니다. 마이산을 갈 때 기존 도로는 진안읍내를 경유하는 반면, 이 도로가 만들어진다면 마이산(북부)을 향하는 도로가 IC에서 곧장 마이산내 주차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는 여행객들이 진안관내(읍소재지)를 아예 들리지 않게 만드는 동선인 동시에 더 빨리 마이산을 찍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빌미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기존 마이산상가들도 이 도로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빠른 관광객들의 이동수단이 되면, 머물거나 체류형이 아닌 더 빨리 진안(마이산)을 지나치는 역효과가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 칼럼을 쓰기 전 더불어 민주당 소상공인 진안위원장으로서 진안 시장 몇몇 분들과 읍내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을 여럿 만나 보았습니다. 다들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는 아마도 진안시장, 진안군 읍과 면의 상권을 형성한 상인들을 비롯한 여러 어려운 형편의 영세 자영업자(홍삼판매, 마켓, 편의점, 음식점 등) 들도 관광객들에 의한 낙수효과를 바라기 어려울 듯 보입니다. 인구소멸의 이야기 하는 지자체 스스로가 더 빨리 지역을 관통하는 도로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정말 역설이지 아닐 수 없습니다. 

기사 내용을 읽으면서 진안군의 담당 행정(건설과장) 담당자가 내세운 도시의 확장의 개념으로 이 도로가 계획되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도시의 확장 경계선이 왜 개발이 어려운 도립공원 경계와 맞물려야 하는 것이며, 그렇다면 도로가 직선형이 아닌 S자 형태로 굴곡이 여러차례 만들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마이산 도립공원 내는 여러 관계법령으로 개발이 어려운데 도시의 확장이 어찌 이런 개발제한지역(도립공원)과 맞물리는 지를 반문합니다. 혹시 억지로 짜 맞춘 결과는 아닐런지요? 도시의 확장이란 개념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충분한 검토와 지역의 특성을 전혀 기반 하지 않은 이런 토목공사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먼저 고민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요? 언론과 행정은 인구소멸을 늘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행정은 인구의 소멸을 더욱 가속화하는 일에 앞장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뿐 만 일까요? 

고향기부제가 시작되는 첫 해가 2023년 올해입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우리 이웃과 가족, 그들에게 우리는 기부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긴 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이 사업은 시초는 이미 이전 군의회 대에 이뤄진 것이라 지금의 군의원들께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탁드립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무소속 7명의 진안군 의원님! 그리고 전춘성 진안군수님! 이 사업을 철저히 감시해주시고 투명하게 보시고, 문제가 있다면 주민들에게 소상히 알리시고, 무엇보다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이런 토목사업들과 인구소멸위기의 우리 군이 다시는 무분별하게 관계사업을 하지 않도록 힘써주시길 군민의 한 사람으로써 부탁드립니다. 

지난 2021년 코로나시기 전체 진안군민에게 주어진 재난지원금이 1인당 10만 원!×2만4천953명의 소요 예산이 24억 정도였다고 가정했을 때, 이 연계도로 1키로 남짓 도로에 들어가는 예산(190억)이면 진안군민 전체에게 재난지원금을 10만원씩 8번씩 줄 수 있는 예산이 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진안군에 머물 다 갈 수 있는 랜드마크나 꺼리를 만들어 주셨으면, 진안군에 쉬어갈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주셨다면, 진안고원에 머물다 똥만 누고 가는 여행길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고,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예산으로 정책과 공간을 만들어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소위 말 하는 인플루언서(백모씨)가 다녀간 국밥집 하나가 지역에 끼치는 낙수효과가 저 도로 보다는 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그 파급력을 우리는 보고 있고요. 그만큼 지역에 끌어드리는 관계인구나 여행객들을 통해 진안 같은 작은 시골마을은 오히려 편의점, 식당, 카페, 시장, 숙박 등에 이르기까지 더 많고 다양한 낙수 효과를 외부인들로부터 얻습니다. 도로가 아니라 가치 있는 공간과 랜드마크를 만드는 일이 지금 진안군, 군의원, 군수님께서 하실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소멸? 인구소멸? 그저 캐치프레이즈로 끝내지 말아주세요. 내 아이와 가족 우리의 이웃들이 아직 여기에 살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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