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풀속 옆에 고개든 버들강아지들
이순주(86, 마령면 강정리)

자욱한 안개 먼지 속에 봄을 여는 소리들. 얄팍한 얼음사이로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덤풀속 옆에 탐스럽게 고개든 버들강아지들. 모든 만물을 소생시켜 잠에서 깨워주는 아름답고 신기한 계절.
난 이 아름다운 만물들을 맞이할 아무런 준비 없이 책상에 놓여있는 한권의 ㅣ노트와 연필을 들고 점점 잊어져가는 일들을 그림을 그리 듯 하나, 둘 노트 속에 적어본다.
이 봄이 지나면 다음 봄이 또 오겠다. 그때 난 어떻게 변해 있을까?
바람처럼 계속 지나는 시간을 원망하며 오늘도 멍하니 앉아 뿌연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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