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민(부귀중 2)

2월 18일, 우리 가족과 옆집 하랑이네랑 오늘부터 건강을 위해 등산하기로 해서 오늘 아침 8시부터 일어나서 엄마의 재촉으로 부리나케 준비를 하고 9시쯤 차에 탔다.
한 15분쯤 걸렸는데 15분 동안 건강다짐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차를 탔다.
운장산에 도착했을 때 숨이 트이는 듯한 아주 시원한 공기를 맡고 풍경을 보니 그냥 뿌연 안개에 별로 다른 산과 다를 거 없는 특별하진 않은 산이였다.

엄마들이 엄청 좋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아주 조금은 실망했다.
차에서 내려서 호흡을 하는데 마치 느끼한 음식을 먹은 후 박하사탕을 한 입 먹은 듯한 상쾌한 바람이 나를 반겨주었다.
흙으로 덮힌 땅들을 밟을 때면 흙냄새도 나는 듯했고 계속에 가면 나는 숲내음도 나는 것 같았다.
계곡에 가까워질수록 쪼로로록 계곡물 소리가 들렸고 바닥에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마저 너무 좋았다.
계곡은 추운 날씨 때문에 얼어 있었고 안개가 산 위에 덮혀 있어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운장산은 다른 산들과는 달리 산책하기 좋게 꽤 평평하고 산책로가 넓었다.

아침에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에 바람을 맞으며 산속을 걷는 일은 답답하고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머리는 상쾌한 공기로 가득 차버리고 내가 그냥 그 산속 안에 자연의 일부가 되는 듯한 느낌이였다. 등산을 하니까 작년 겨울에 자주 산에 갔던 기억이 났다.
계속 등산을 하다보니 다리가 조금씩 아픈 것 같았다.
처음에는 호흡도 열심히 하면서 걸어갔었는데 뒤에서 초등학교 잼민이들이 나를 넘겠다고 뛰어와서 나는 쫒기는 먹이감처럼 발에 불이 난 것처럼 숨이 차도록 뛰었다.

뛰다 보니 몸에 열이 나서 단추도 푸르고 힘들어서 그냥 옆에 있는 계곡으로 뛰어 들어가서 수영이나 하고 싶어졌다.
한 5분쯤 뛰었을까 뒤에 있는 잼민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나를 잡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좀비영화 킹덤에 나오는 좀비떼들 같았다.
나를 잡으려고 열심히 달려오는 게 좀 웃겼지만 잼민이들도 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달리다가 옆에 폐가가 보였다. 초가집이였는데 문짝이 다 떨어져 있었고 주인이 집에서 떠난 지 50년은 넘은 것처럼 보였다.
깊은 산 속에 초가집이 있는데 그게 폐가라니 너무 소름끼쳤다.
게다가 겨울에 앙상하고 뾰족한 나뭇가지들과 안개까지 으스스했다.

너무 무서워서 뒤에 있는 잼민이들 쪽으로 뛰어가니 잼민이들은 나를 보고 다시 막 뛰어갔다.
나는 이제 뛸 힘도 없다는 듯이 축 처져서 산을 내려갔다. 
내리막길을 오르막길보다 훨씬 수월했고 재미있었다.
긴장이 풀려서 다리도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부터 등산을 끝내고 나니 너무 개운했다.
일찍 일어나서 하루도 길어진 느낌이 들었고 등산도 갔다 오니 나도 이제 갓생(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들어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남은 방학 알차게 살자!'라고. 오늘 등산 온 게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등산을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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