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통문화전수관 꽃다지 민요교실

▲ 동살풀이 장단에 맞춰 민요를 부르고 있는 꽃다지 민요교실 단원들. 슬픈 가사와 흥겨운 가락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왁자지껄한 아줌마들의 수다소리도 없다. 그렇다고 신나는 반주음악이 곁들여진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다.

전통문화전수관으로 가던길, 장구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나도 모르게 어깨가 덩실덩실 들썩인다.
소리를 따라 찾아간 곳은 전통문화전수관 2층이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주머니들이 목청이 뚫린 듯 시원한 소리로 우리 민요를 부른다.

"우리 님은 무정허게 어이허여 안 오시나, 오늘밤도 야속허게 강바람만 몰아치네, 몰아치네."
남도민요 동해바다를 목청껏 부르는 꽃다리 민요교실(단장 서문형임·회장 허양순)단원들이었다.

가사는 가신님을 기다리는 마음에 애달프지만 정작 흥겨운 장구가락과 즐거운 주민들의 표정에 회관이 덩실거린다.

"동살풀이 장단이에요. 흥겹고 신나게, 살아 움직이듯 부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한 곡조가 끝나고 나면 금세 건강해진 기분이 들어요."

주민들에게 민요를 가르치는 서문형임 단장은 장구로 주민들의 장단을 맞추며 얼굴에 웃음꽃이 떠날 줄 몰랐다.

주민들은 서로 얼굴 마주보며 목이 터져라 민요를 부르고 나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린다.
생동감이 넘치는 노랫가락 덕에 민요교실이 끝나고 나면 모든 걸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내가 조금만 말을 많이 해도 목이 잠겨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꽃다지 민요교실에서 민요를 부르고선 한 번도 목이 잠기지 않아요. 민요를 부르고 나서부터는 폐활량도 엄청 좋아졌고요."

올해로 민요교실 4년차를 맞는 박순열씨는 민요 덕에 건강을 찾았다고 활짝 웃는다.
아주머니 단원들 속에 유난히 눈에 띄는 남자 단원도 보였다. 서예가 김상영 씨는 우리 가락을 배우면서 흥겹기도 하지만, 아주머니들의 활기찬 목소리에 더 생동감을 느낀다.

"일단은 평범하지 않은 곡조들이 재밌잖아요. 아주머니들이 어찌나 힘차게 부르시는지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 답니다. 하하하."

민요교실 단원들은 민요와 사물놀이 등을 꾸준히 연습해 지역 곳곳의 크고 작은 행사에 무료공연을 한다.
꽃다지 민요교실은 찾아가는 무료봉사로 이미 지역 노인들에게는 인기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흥겨운 가락으로 늘 스트레스를 풀며, 주민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친목을 다지는 꽃다지 민요팀. 이런 민요단원들에게도 소박한 꿈이 있다.

민요교실 회장을 맡고 있는 허양순 씨는 66명의 단원을 이끌고 있지만 젊은 친구들이 민요에 관심을 주지 않아 늘 허전했다고.

"더 많은 주민들이 우리 민요를 배웠으면 좋겠어요. 거기다 젊은 사람들이 민요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면 바랄 것도 없고요. 흥겹고 신나는 우리 가락을 더 많은 지역 주민들과, 또 젊은이들과 함께 부른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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