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마을 조사단, 달빛걷기 통해 지역알기 시작

▲ 백운마을조사단 정병귀 팀장이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한 동행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밤 8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애매모호한 시간이다. 보름인데도 보름달은 구름에 가려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백운면 신암리 임신마을에 당도했을 때에는 마을의 가로등과 집집이 밝혀놓은 불빛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을 뿐 인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시각 백운면 마을조사단은 임신마을회관 앞에 도착해 '달빛걷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달빛걷기'에 참가한 조사단원은 정병귀 기획팀장과 김하나, 김성문, 이재식, 전봉선 등 5명의 팀원이었다. 마을 주민으로는 백운 노촌리 신마마을 박길수 이장이 함께했다.

5월 19일 월요일. 바람이 꽤 차가웠다. 낮기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10분을 기다렸다. 이 마을에 있는 신암교회(목사 송희주)에서 생태건축학교 강의를 듣고 있는 10여 명의 학생과 백운면 산촌생태마을 이재은 간사 등이 '달빛걷기'에 동참했다.

이렇게 모인 20여 명은 신암저수지를 따라 고중대 계곡 임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름달을 이날 참여한 일행들이 걷는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고중대 계곡 임도는 주민 이용이 많은 곳이다. 옛날 신암분교 학생 137명이 오가던 길이다. 또 이 마을 광산이 한참 성행했던 시절에 유용하게 이용했다.
한참을 걸은 뒤였다. 정병귀 팀장이 "이곳이 742 지방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운에서 장수로 넘는 고갯길은 1994년에 동창에서 신암까지 확·포장되면서 1995년 군도에서 지방도로 승격됐다. 신암에서 서구리재를 넘어 장수로 이어지는 길도 2004년도에 확장 포장되어 지금의 지방도가 됐다.

742 지방도를 뒤로하고 고중대와 고을림을 잇는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 742 지방도를 지탱하고 있는 백운교에 도착했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걷다 보니 만육(晩六) 선생의 돈적소 표지판을 어둠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을조사단이 조사한 만육 선생은 고려말 문신이다. 개성이 고향이며, 포은 정몽주 선생의 생질이라고 한다. 그렇게 만육 선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한참을 내려와 신암저수지에 다다랐다. 그렇게 2시간을 걸었다.

달빛은 없었지만 어둠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은 2시간 동안 발길을 옮기며 나름대로 이야기도 나누고 지역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었다.

▲ 달빛걷기 도중 길에 버려진 자도차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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