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천연비누 만들기&생활DIY 교실에서 만난 자연

▲ 바디워시를 만들고 있는 생활 DIY 교실 회원들. 은은한 한방약초 향기가 문화의 집을 잠식했다.
지난 20일, 은은한 향기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곳은 문화의 집이다.
10여 명 남짓 되는 주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속닥속닥 무언가를 만드는 모양이다.
산(山) 냄새인가 싶더니 어느새 은은한 당귀 향도 나고 있었다.

"바디 워시를 만들고 있었어요. 슈퍼에 가서 사면 그만이지만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최고급 바디 워시를 우리 지역의 재료로 직접 만든다는 것에 의미가 깊어요."

문화의 집에서 운영하는 생활DIY교실(강사 윤도예)의 회원들은 우리 지역의 천연 재료로 각종 생활 용품을 만든 지 3년이 넘었다.

여느 과학도 부럽지 않게 비커와 중량기, 가열기 등으로 무장한 주부들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디워시 만들기에 열중이다.

이곳 생활DIY교실 회원들은 영양크림, 에센스, 스킨, 로션, 비비크림 등 화장품에 관해선 안 만들어 본 것이 없다. 그렇다고 만들기만 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생활DIY교실의 윤도예 강사는 만드는 법도 가르치지만 만들기에 필요한 각종 이론 등 정보를 제공한다.
"만드는 것만 하면 질리잖아요. 우린 화장품을 만드는 이론과 논리에 대해서도 배워요. 덕분에 생활 DIY협회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을 대부분의 회원이 취득했답니다."

윤 강사는 만드는 것보다 회원들이 자격증을 취득해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것이 더 대견스럽다.
"당귀는 노화방지에 좋아요. 산에서 당귀를 땄다고 생 당귀를 바로 쓰면 안돼요. 생으로 된 산나물 자체에는 독소가 있을 수 있으니 꼭 말려서 재료로 쓰셔야 합니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픈 윤 강사는 바디워시를 만드는 중에도 각종 정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직접 써 보면 더 좋아요. 이것 한 번 발라 볼래요?"

저번 주에 만든 영양크림을 비커에 비닐로 싸 놓았던 한 주부가 선뜻 건넨다. 손등에 발라보니 은은한 한방화장품의 냄새와 함께 부드럽게 스며드는 것이 느낌이 꽤 좋다.

"요즘 화장품 하나를 사러 가면 적게는 3만원에서 10만원이 넘잖아요. 이곳에서 고 영양, 고 보습의 에센스를 만드는데 드는 돈은 단 돈 1만 원이에요. 유명회사의 제품보다 그 질이나 양이 결코 뒤지지 않죠."

주부들은 하나같이 본인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화장품이 세계 최고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돈 보다 정성이라고, 이렇게 한 번 만든 화장품들은 아까워서 남 주지도 못해요. 마지막 한 방울 까지 내가 다 쓰고 말죠."

바디 워시 만들기를 끝낸 주부들은 강사에 도전하기 위해 책을 폈다. 대한 DIY 생활문화협회에서 인증하는 강사자격 인증평가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직접 쓰는 생활용품의 모든 것에 우리 지역의 자연을 담아내는 기술, 그 기술 하나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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