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장수구간 9공구(춘송리~장계)

고가도로 2, 터널 1로 지형파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로의 높이를 맞추고 있다. 지형파괴와 환경적 손실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제다. 환경은 자연환경의 원 상태를 비롯하여 생활적 환경과, 풍토, 정서 등을 포함한다. 주민들의 공간 이용에 제한을 가하고, 시각적 외관과 지형지물, 시설물에 의한 영향, 도로이용에 따른 안전과 소음 등 주민들의 쾌적하고 아늑한 생활권적 권리가 분명 침해되었기 때문이다. 9공구는 방곡재를 경계로 진안군과 장수군을 터널로 연결하며 기존 26번 국도와 교차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장수군 천천면 일대 제반 환경의 급속한 변모다. 장수군 천천면 조신마을은 26번 국도의 내리막길 모퉁이에 있어 교통안전에 상시 노출되어 있는데, 고속도로가 마을 뒤로 바짝 지나가며 고립된 형세가 되었다.(표시 부분) 마을의 아늑한 분위기와 풍토가 손상되고, 도로시설로 인한 자연마을의 정서적 상실은 무엇보다 중요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마을이 고속도로 노선을 따라 다수 산재하고 있는데 보다 큰 범위에서 자연마을에 대한 대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천천면 소재지인 춘송리는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마이산 공원구역(7공구) 다음 가는 최대 피해지역이라 할 수 있다. 금강 발원지에서 약 15Km를 흘러 강폭이 크고 강 다운 면모를 지닌 천천 송탄천은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금강의 최상류에 해당한다. 전형적인 남향의 입지적 형세로 강물이 중심을 가로지르는 천천면 소재지 춘송리는 소위 명당이라면 명당이고 살기좋은 길지라면 길지다. 소재지의 주산인 매봉은 금강 상류 송탄천을 내려다 보며 소재지를 굽어 감싸고 있다. 그러나 고가도로가 여지없이 매봉과 소재지를 가로막고 교각을 세우기 위한 웅덩이가 지반을 드러낼 만큼 맥이 손상돼 자칫 불길한 예상을 떨칠 수 없다. 20여 개의 60미터가 넘는 돌기둥이 엇갈리며 세워져, 어지간한 산 보다도 높이 고속 질주할 것이며 소재지의 창공을 비행하는 우주정거장을 방불케한다. 이로 인한 또하나의 중대한 손실과 상실이 있으니 바로 ‘천잠단’이다. 송탄천이 방향을 급히 바꾸어 굽이치는 곳에 소나무가 울창하고 그 사이로 바위 절벽이 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