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창현 전 진안초 교장, 진안읍 연장리

교육은 투자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말하다 보면 '학철부어'(학轍鮒魚)라는 말이 떠오른다. 학철부어는 마른 땅의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갇혀 있는 붕어라는 말로 몹시 곤궁에 처한 처지를 뜻하는 말이다.

3년전 본인이 진안초등학교 재직 시절, 진안군 각 기관단체장 모임인 마이회에서 이 4자성어의 예를 들며 진안군 인구의 7/100이 초등학생이니 학부모가 급식비만이라고 걱정하지 않도록 진안군 예산의 1/1,000만이라도 지원해 주길 진안군에 건의 했던 일이 있었다.

학철부어는 장자(莊子) 잡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어쩌다 수레 바퀴 자국의 고인 물에 갇힌 붕어 한 마리가 지나가는 길손을 보고 '나는 동해(東海) 바다에 사는 파신(波臣)인데, 한 말이나 한 되쯤 되는 물이 있으면 나에게 부어 살려 주십시오.' 했다. 길손이 '좋다. 내가 서강(西江)에 가서 물줄기를 너에게 돌려 살려주마.' 하자, 붕어가 하는 말이 '여보시오, 다시 와서 나를 보려거든 건어물(乾魚物) 파는 곳에 가서나 나를 찾으시오' 했다는 이야기다. 학철부어에게 필요한 것은 물이다. 물이 필요한 시기는 지금 당장이다. 물이 필요한 우선 순위는 1순위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나 고을의 인재 육성을 위해서 앞다투어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다행히 진안군도 민선 4기에 들어서자 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해오고 있다.

2006년도에는 이미 전임자 시절에 예산 편성을 해버렸으니 제쳐 두고, 2007년도에는 고등학교 학생에까지의 무상 급식을 위한 식품비를 비롯해서 13억 7천여 만원을 교육에 직접 지원을 하였고 40억을 투자하여 전주에 진안장학숙을 건립하였다.

2008년도에는 교육에 대한 직접 지원예산이 19억 9천여 만원이다. 교육활동을 위한 여러 가지 지원 중에서도 특히 식품비 지원과 영어 교육지원 및 방과후 학교 교육지원은 타시군에 비해 내용이 알찬 좋은 지원 사례이다.

우리 진안군의 교육수혜자들은 이제 학철부어가 아니다. 햇볕 따갑게 내리쬐는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를 위해 물을 붓는 것처럼 우리 군도 많은 예산을 교육에 지금 붓고 있다. 교육을 위해 붓는 물은 개울물이 되고 시냇물이 되어 강줄기에 이어진다.

붕어는 이제 큰 강물에 이어진 물줄기를 따라 힘차게 헤엄쳐 나갈 수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도 마음만은 큰 강물에서 역량껏 공부하고 생활하도록 하자. 오늘의 시대는 '개천에서 용 났다'는 속담은 이제 옛날 속담에 그치는 시대다.

교육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는 자녀 교육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어려운 학부모들의 가정 경제를 생각하여 자치단체가 조금만 더 교육에 투자를 늘려나가면 오늘 날에도 '개천에서 용났다'는 속담이 실감나는 진안이 되리라 본다.

금년 들어 벌써 진안군 관내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고(본보 2008.3.31 시론 참조)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낭보가 들리지 않는가?

진안군은 재정자립도가 빈약하고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지만 2004. 6월부터 시행된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4장'의 내용을 잘 실천하면 진안 교육은 날로 발전된다.

실천을 위해서는 '식품비 지원 조례'를 '급식비 지원 조례'로 내용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소규모 학교에서는 식품 조달에 애로가 많다. 학생 수가 적어 적은 양의 식품 재료를 주문하다 보니 공급 업체는 차량운행 기름값도 나오지 않아 공급을 꺼리고 있다. 교육청과 함께 지혜를 짜내면 업자가 납품을 꺼리는 학교를 모아 식재료를 쉽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위생 급식을 위해 낙후된 급식시설도 연차적으로 개선해 줄 필요도 있다. 농가 자녀에 대해서는 입학금, 수업료(고등학생에 해당), 통학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해주는 방법,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교운영 지원비의 보전 등도 고려해보자. 맞춤형 교육비 지원 방법도 개선하여 지금처럼 거점학교를 두고 지원하는 것보다는 각 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웃 거점학교에까지 학생이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절약되고 오갈 때의 생활지도문제도 적어진다. 학생은 그 학교의 선생님이 잘 안다. 선생님들 중에는 근무 시간외에도 학교에 머물며 무료로 학생을 지도하는 예도 있다. 이런 교사에게는 수당이라도 지급하여 사기를 진작시키자.
교육은 투자다. 진안군의 교육수혜자는 이제 학철부어가 아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