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마령면 합동결혼식 열리던 날·

▲ 결혼식 중, 부케를 던지고 행복해 하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날 다섯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시끌시끌한 마령초등학교 강당에 들어서자 오늘 있을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하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그사이 서둘러 얼굴에 화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간다. 딱 보니 신부화장이다. 오늘 결혼 앞둔 다섯 명의 신부가 대기실에서 서로의 웨딩드레스를 보면서 칭찬을 하고 있다.

"한 40년 만에 입어보는 웨딩드레스여. 어떻게 입는지 몰라서 한참 고생했다니까."
결혼식을 앞두고 신부의 마음이 저랄까? 전고만 할머니는 가슴이 설레시는 것 같다.

신부가 떨리는데 신랑 역시 마음이 떨리지 않을까. 최덕만 할아버지는 아직도 가슴이 뛴다고 한다. 마냥 행복한 웃음을 보이는 최 할아버지는 농담을 건낸다.

"결혼을 앞두고 이렇게 떨릴 줄 알았으면 안하는 건데."
넉넉한 웃음을 보이고 있지만 속마음은 무척이나 떨릴 것이다.
"좋은데 너무 떨리네. 그래도 오늘이 내 마지막 결혼식이니까. 떨려도 좋지 뭐."

무대 옆 구석에서는 진안군 모범운전자회 장태영 부회장이 색소폰을 입에 물고 연습에 한창이다.
"주례사가 끝나고 색소폰 연주를 하기로 되어있어요. 특별한 결혼식인데 틀리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해야죠."

드디어 웨딩마치가 울리고 한 쌍 한 쌍 이렇게 다섯 쌍이 입장한다.
두 손을 잡고 걸어오는 모습에 장내에 앉아있던 주민들이 큰 박수로 다섯 쌍의 결혼을 축하한다.

장내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무대 위에 올라선 다섯 쌍이 주례를 기다리고 있다. 진안군 노인회 성일근 회장의 주례로 결혼식이 절정에 오른다. 여기저기서 행복하게 살라며 축하를 보내고 그에 화답하듯 신랑 신부의 두 손은 더욱 꽉 조여진다.

주례가 끝나고 신부의 부케를 던지는 시간이 마련됐다. 친구를 대신해 마령면 자원봉사 센터원들이 부케를 받을 준비를 한다. 부케가 던져지고 센터원이 부케를 잡자 여기저기서 축하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신랑과 신부의 행진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준비한 폭죽을 터트리고 스프레이 눈을 뿌리며 신랑과 신부를 축복해준다.

결혼식이 끝나고 여기저기에서 축하 인사를 받는다. 축하를 하던 한 주민은 "이렇게 기쁜 날에 서로 축하를 해야죠. 늦은 결혼이지만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결혼식을 마친 다섯 쌍의 부부는 진안군 모범운전자회에서 준비한 웨딩카를 타고 용담댐을 들러 집으로 향한다.

김태현 소장은 "이렇게 뜻 깊은 결혼식을 무사히 치르게 되어 좋다."라며 "1년에 한 개 면씩 마을을 돌며 결혼을 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결혼식이라는 선물을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마령면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 다섯 쌍 중 두 쌍은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 온 노인부부고 세 쌍은 다문화가정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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