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어린이들의 부귀면 황금리 방곡마을 두부 체험·

▲ 체험에 참가한 아이들이 두부를 맛 보고 있다.
하늘에서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지난 28일 부귀면 황금리 방곡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찾아와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고 마을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주 민들레 방과 후 교실에서 마련한 이번 체험 행사에는 학생 50여 명이 참가했다.
농촌마을 모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는 방곡마을 조헌철 마을 간사는 비가 많이 내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보여줄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두부는 호기심이다
아이들은 비마저 신기한 듯 온몸으로 비를 느끼고 있었다. 혹여나 감기에 걸릴까 마을 주민들은 준비해 놓은 우비를 아이들에게 입히고 마을 한곳에 준비된 두부 만들기 체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부 만들기 체험장에는 마을 노인 5명이 콩을 삶고 두유를 만들며 두부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피는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몰린다.

전주 서신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다설(10)학생은 "이렇게 커다란 솥에 불을 지피면 뜨거워 져요? 여기서 두부가 만들어 지는거에요?"라고 물었고, 다른 아이들도 저마다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정신없는 질문에 할머니는 내 손주인 마냥 즐거운 웃음으로 답한다.
"가마솥에 만들지 않으면 두부라고 할 수가 없지. 정말 맛있는 두부를 곧 너희들이 만들어 먹을거야. 위험하니까 저쪽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어라."

유복순(66)할머니의 말에 아이들은 호기심을 거두고 마당으로 향한다. 마당에는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두부 만들기 재료가 준비돼 있었다.

조 간사는 "마을에 온통 노인들만 있어 활기찬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우리 마을을 찾아와 웃고 떠드는 모습에 마을 어른들이 절로 즐거우신가 봐요."

조간사의 말처럼 마을 노인들의 입가에는 기분좋은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본격적인 두부 만들기
다 삶은 두유를 그릇에 올리고 간수를 올리는 작업에 아이들은 집중한다.
전주 동신초등학교에 다니는 홍인태(10)학생은 놀란 듯 두유를 가리치며 외친다.

"와 물에서 두부가 나온다. 뿌연 물에서 갑자기 두부가 만들어 지니까 정말 놀라워요."
간수를 뿌리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되물었다.

여기저기서 기분 좋은 함성이 터져나오고 마을 어르신들은 즐거우신 듯 더욱 열심히 이곳저곳에 간수를 뿌려주고 있다.

응고돼가는 두부를 틀에 붇고 짜는 작업을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하고 있다.
작은 틀에 고사리같은 손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니 어느새 밑으로 물이 흘러 나온다.

일정 시간동안 누르고 있는 작업이다 보니 힘들법도 했지만, 아이들은 불평은 커녕 진지한 모습으로 두부틀을 누르고 있다.

아이들이 누르고 있던 틀에서 두부가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기다렸다는 듯 마을 어르신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간장을 가지고 나타난다. 아이들은 숟가락을 잡자마자 두부를 맛보기 시작했다. 연신 감탄사를 내 뿜으면 먹는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흐믓한 미소를 띄운다.

옆에서 이것저것 보조를 하던 조헌철 마을 간사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한 마디 던졌다.
"이렇게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실 줄은 몰랐어요. 사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고 혹여나 아이들이 가고 나면 어르신들이 상실감이 커질까 걱정했는데, 저렇게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저역시 흐믓합니다."

또 조 간사는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두부 만들기 체험이 끝나고 아이들은 마을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점식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노인들만 사는 방곡마을에 아이들은 활기와 활력을 넣어놓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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