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 김창현 전 진안초 교장·진안읍 연장리
집안읍 군상리 931번지와 932번지 사이의 골목에 대한 말이다. 몇 년 전 언제인지는 몰라도 시멘트 골목길을 아스팔트로 덧씌운 공사를 했다. 덧씌운 골목길이 희한하다.

공사 후 비가 오면 이 곳 저 곳 물이 괴였다. 통행하는 사람들은 고인 물을 피해가야만 했다. 겨울철이면 눈이 오고 눈이 녹으면 물이 괴였다. 추운 밤이면 고인 물이 얼어 빙판이 지는 골목으로 변했다.

공사를 한 후 더 나빠진 것이다. 시멘트 골목길일 때는 골목에 물이 고이지 않았는데 잘한다고 한 공사 후 물이 고이고 더 나빠진 것이다. 고인 물과 빙판을 조심스럽게 피해가야 하는 골목길이 된 것이다.

얼마 후 고인물이 잘 빠지도록 하자보수를 했다. 하자보수 한 것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요 참으로 기발(?)하다. 고인 물이 빠지도록 아스팔트 자르는 장비로 몇 곳을 10여cm 정도의 폭으로 凹(요)자 형으로 파 놓은 것이다.

우리 어렸을 적 흙탕 골목길일 때 물이 고이면 지게 작대기로 끌쩍끌쩍 파서 고일물이 빠지도록 한 것 같은 하자보수 공사다. 물이 고이던 골목길이 이번에는 凹자형 부분을 잘 못 디뎌 발이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골목길이 된 것이다.

이 골목길은 하루 빨리 다시 공사를 해야 한다. 길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걸어 통행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길이다.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배수(물이 길의 경사에 의해 맨홀에 흘러드는 것으로 보자)가 잘 되어야 제대로 된 길이다.

배수를 생각지도 않고 시멘트 길 위에 아스팔트를 덧씌운 우직한 공사, 통행하는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하지도 않고 기발하게 하자보수(사실은 하자보수라 볼 수도 없다)된 골목길. 하루 빨리 재 공사되어 주민이 안전하게 통행하는 골목길이 되길 바란다. 보기에도 꼴사납다. 이런 골목길 이런 공사의 예를 어디서 찾아 볼 수 있나?

공사 업체도 잘해야 한다. 기술력과 성실성이 경쟁력이고 업체 마인드다. 맡은 공사는 공사 조건에 맞게 기술력을 발휘하여 공사하고 성실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공사 발주 기관도 잘해야 한다. 공사가 잘 마무리 되었는가 살피고 하자보수를 해야 한다면 하자보수까지도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

마을 대표도 잘해야 한다. 골목공사가 잘못되었으면 즉시 시정하도록 관계기관에 사실을 말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년이 흘러도 그대로다.

골목길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은 진안읍내만에도 더러 있다. 우체국의 우측 골목길도 이런 공사, 저런 공사를 여러 번 한 결과 비가 오면 이곳저곳 물이 고인다. 그러다가 며칠이 지나 햇볕에 마르고 바람결에 증발되어 물이 없어지면 흘러온 모래와 흙이 남는다.

이런 길을 길의 기능이 한참 뒤지는 길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서 녹은 물이 흘러도 맨홀에 잘 흘러들어 보행에 지장이 없어야 길의 기능을 다 하는 것이라 본다.
관계 기관에서는 아무리 하찮은 골목길이라도 이런 골목길이 있나 살펴서 개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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