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면 양화리 김동일씨

▲ 김동일씨는 아내가 자리를 비우는 오후, 딸 수연이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김동일(38)씨에게 무더운 여름 낮 시간은 10개월 된 딸 수연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요즘은 주로 아침, 저녁 시간을 이용해 일을 하고 낮에 집을 비우는 아내를 대신에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외궁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있는 아내를 대신해 딸 분유도 타고, 낮잠도 재우는 김동일씨와 아빠 품에서 자유롭게 노는 아이의 모습이 꽤나 자연스럽다.
 
◆'진안' 꿈을 찾아온 곳
2001년 겨울, 시골의 연고가 전혀 없었던 서울 토박이 김동일씨가 진안사람이 되었다. 건축설비가 전공이었던 그는 IMF 이후 직장을 그만 두고 농업을 시작했다.

"직장을 그만 둔 후 다시 대학을 편입해서 원예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정착할 지역을 찾다가 귀농단체를 알게 됐죠."

하지만 그가 접한 귀농 단체들은 농업을 위한 것이 아닌 자연을 사랑하는 개념으로 김동일씨가 원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았다. 그러다 농업기반공사에서 하는 시설농업 교육을 함께 받던 마령 사람을 만났고 진안과 인연을 맺었다.

진안을 전혀 모르던 그는 진안이 남쪽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일을 시작하고 겨울이 되고 보니 강원도만큼이나 춥더란다. 하지만 그는 추위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낼 새로운 생각과 기술로 극복해 간다고 말했다.
 
◆'토마토' 꿈을 향한 발판
"처음에는 도시 근교에서 상추를 재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땅 구입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죠."

도시 근교에서 상추를 하려고 했던 그는 진안으로 내려오면서 방울토마토로 재배 종목을 바꿨다. 처음 마령면에서 친구와 동업으로 방울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던 그는 지금은 성수에서 하우스 800평에 방울토마토가 아닌 찰 토마토만 하고 있다.

그는 소득이 얼마정도 되냐는 물음에 수확량은 잘 따지지 않는다며 큰돈보다는 생활비 유지하는 정도라고 말한다.

"저희 토마토가 도매시장에 나가면 항상 최고가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상당히 어려워요. 전국적으로 토마토 양은 늘어나니 가격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요."

올해 처음으로 토마토를 저단 밀식재배로 시작한 김동일씨. 그는 저단 밀식재배로 하면 친환경 재배도 가능하고 일반적인 방법보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 일부 선도 농가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농업이 어렵고 안 된다고 해도 농업기술도 발전하기 때문에 찾아보면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단 밀식재배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해야죠."

◆'농업' 진안의 미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실력을 타인의 방해 없이 마음껏 해 볼 수 있다는 것에 농업에 매력을 느낀다는 김동일씨. 그는 농업을 하면서 기회는 항상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농업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했지만 알아갈수록 어려운 것이 농업이며 앞으로 전문화되어야 할 것도 농업이라고 말하는 그는 너무 많은 정부지원과 보조 사업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농산물은 과잉인데 정부에서는 자꾸 지원을 하고, 가격은 떨어지고... 지원 받으면 당장은 손해 안보고 좋겠죠. 하지만 1~2년 후가 지나면 어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겁니다."

바로 앞만 내다보는 정책보다 전문 지식을 통해 농업에 대한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만 농업이 살아나고 농업이 살아난다면 인위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사람들이 들어와 살 것이라는 게 김동일씨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는 지역에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며 농업을 쉽게 보고 아무나 들어와서 농사짓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저단 밀식토마토 농사에 올인 한 김동일씨. 그는 농업을 통해 발전할 진안의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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