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박 선 진 주천면 무릉리

마을만들기 전국대회가 바로 코앞이다. 우리지역에서 열흘 동안 열리는 큰잔치다. 대회기간동안 매일 천 여명이 우리 마을 곳곳에서 자고 먹으며 둘러본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작은 군에서 그저 놀이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학술과 교류를 같이 담아내는 잔치를 치러낸다는 게 자랑스럽다.

그런데 돌아가는 것을 보니 어째 주인이 바뀐 게 아닌가 싶어진다. 큰 잔치를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가 알고 있는 건만 이야기하자.

나는 느티나무앙상블의 후원인이며 저 잘난 맛에 뛰어든 사회자이기도 하다. 가무음곡이 없는 잔치는 없는 법. 우리도 한 몫 할 수 있으리라 했는데 축제 팜프렛을 펼쳐보고 실망했다 .

기간 내에 우리지역 유일한 앙상블의 공연이 없는 것이다. 연유를 알아본즉- 두 달 전에 참여의사를 물어온 적은 있었으나 그 뒤로 소식이 없어 대표가 사무실을 방문했었는데( 그 때 나도 함께 갔다) 그렇게 되고 말았다는 것인데 오늘 사무실에 들러 이번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해 계약된 외부 인사라고 알 고 있는 담당자에게 물었다. 그리고 다시 앙상블 단장에게 또 물었다. 두 입장을 다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마땅치가 않아 이렇게 볼멘소리를 쓴다.
열흘 동안 치러지는 행사이고 보니 가진 인력만으로는 능력도 효율성도 없을 것 같아 외부 인사를 불러드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인사들 이 축제를 암만해도 잘못 알고 오신 것 같다.

당신들을 부른 건 우리 축제를 좀 더 잘해내기 위한 것이지 당신들에게 마당을 빌려주고자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에 어떤 사람들이 있고 인재가 있는지 파악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래서 파악된 사람들이 다소 역량이 떨어진다 해도 그들이 주인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당신들의 임무가 아닌지, 그런데 당신은 대답하기를 "관계자와 두 번씩 만났고, 하루를 일정으로 빼놓았는데 못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라고 책임을 떠 넘겼다. 한 두 사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닌 단체에게 먼저 어떤 날이 좋은지 물어야 했고, 그것도 준비하는 기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조율을 했어야 하는 게 예의 아닌가. 그런데 이틀 중에 하루를 골라서 하라 는 식의 태도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쪽에서 추후를 알기 위해 방문했을 때에야 "아- 앙상블요?" 하며 건망증에서 깨어난 듯한 태도는 당신들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용담호 어린이합창단을 초청하는 일도 "공문을 보내달라 하고 차량지원에다 요구가 많아서 못했다" 는 것도 기본을 망각한 처사다.

단체를 그것도 기관에 요청하는 일은 공문을 발송하는 일이 기본이 아닌가 말이다. 그 기본을 요구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요구를 서로 절충하는 노력을 했을 리가 없다고 나는 감히 속단하게 된다. 그러고도 하는 말, 지역주민들이 자존심을 내세우고 은근히 밀어내는 것 같다고?

지역주민들의 그 태도를 탓하기 전에 당신들이 먼저 지역주민이나 단체를 섭외하는 데 기본적인 예의나 절차를 다했는지 의심이 간다. 우리지역에도 훌륭한 연주자가 있는데 멀리 자기 연고의 연주자를 불러오고 물론 일은 쉽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 사람마다 열등감 없는 사람이 없듯 지역사람들 도시인들에게 은근히 열등감 같은 것 갖고 있다. 그걸 안다면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정중해야 하지 않을까? 무시하는 마음이 정말 없었을까?

나는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이 생각했다. 당신들보다 좋은 일을 하자고 한 주최 측에 흠집을 낼까봐. 그러나 일을 잘하려고 부른 당신들 때문에 모두가 마음을 다치고 있다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축제와 관련된 부처끼리의 협조가 잘 안 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는 것도 나만의 과민함일까?

얼마 전에 평생학습과 관련된 한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우리들이 현장에서 느낀 감이다. 제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구분했으면 좋겠다. 어느 부서에 있든 공무원은 군민을 위한 자리라는 것을 먼저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집에서 발로 차이는 강아지 나가서도 차인다고 그저 좋은 뜻으로 뭉쳐 일하는 단체에게 예산 좀 준다고 동향보고 하라고 하지 말고 먼저 동향을 물어주고 챙겨주는 넓은 마음이 아쉽다.

신문 방송에서 기사화 시켜주면 그 때서야 조금 알아보는 척 하지 말고( 현재는 그래주기만 해도 고맙겠다) 내 고장의 사람들을 먼저 알고 챙기고 있으면 좀 좋아. 그러니까 이런 일이 생기지. 이번 마을축제에 주인은 아무래도 들러리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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