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지역문화창달의 의미(4) 이외수 소설가 영입, 지역의 득과 실

글 싣는 순서

1회: 지역문화 창달의 의미

2회: 생존 소설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

3회: 정지용 문학관 개관의 의미
4회: 이외수 소설가 영입, 지역의 득과 실
5회: 황석영 소설가 영입, 지역의 득과 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은 인구 2만 남짓한 곳이다. 주민등록상으로는 2만 4천 명으로 확인됐다. 화천군 주민들은 한 개 읍과 4개 면에 나뉘어 살고 있었다.

북한강 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화천군. 인구는 작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준 소중함을 모른 채 않고, 활용할 줄 알았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타 자치단체와의 차별화를 찾아 볼 수 있었다.

겨울철인 1월에는 '얼지 않는 추억, 녹지 않는 인정'이란 주제로 산천어 축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천군이 자랑하고 있는 산천어 축제는 손맛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싱싱함을 느낄 수 있어 더욱 특별함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축제는 화천군의 고유의 특산품이 되면서 '화천 산천어 훈제' 등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겨울철 산천어 축제에 이어 여름철에는 토마토축제를 하고 있다. 화악산 찰토마토는 준 고랭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또 하나의 특산품이다. 특산품을 활용해 유럽의 토마토축제를 화천에 옮겨 놓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 축제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토마토 세례를 받는 경험을 주고 있다.

또한, 쪽배 축제는 자연과 어우러진 맑은 강과 계곡에서 펼쳐지는 물과 낭만의 축제로 알려졌다.
이러한 축제는 개발되지 않고 보존된 풍부한 자연 자원을 바탕으로 각 읍·면 마을축제 형식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 수강생들이 이외수 소설가에게 글쓰기 교육을 받고 있는 모월당
◆화천군의 감성 키우기 프로젝트
8월 1일과 2일에 찾은 화천군은 쪽배축제가 한참이었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축제에 참가하려는 가족단위 발길이 줄을 이었다. 전국에서 화천을 찾는 사람들은 여러 축제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있었다.

쪽배축제를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이었다. 화천군을 문학의 불모지에서 문학의 고장으로 발전시킨 장본인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이외수 소설가다.

이외수 소설가는 화천군에 둥지를 틀은 지 2년 8개월째가 되고 있다. 이외수 소설가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외수 소설가에게 강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물론 화천을 찾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방문하는 코스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외수 소설가가 감성마을에 자리를 잡으며, 화천의 감성 키우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군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감성마을은 본래 존재하지 않았다. 감성마을은 이외수 작가 영입으로 탄생한 마을이다. 지금의 감성마을은 '해방촌'이었다.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이미지가 만들어낸 지역의 명칭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감성이 느껴지는 지역의 변화
화천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외수. 그는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이름도 감성마을로 한 것 같다. 감성마을에는 이외수 소설가 부부만 살고 있지만 산과 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이웃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감성마을을 찾아가는 길에서는 안내판에서도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화천읍에서 상서면으로 한참을 지나서야 안내판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안내판에는 '새가 바라보고 있는 쪽으로' 17km를 향하면 감성마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내판은 '새와 물고기'를 활용해 감성마을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지역의 정서와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발상은 이외수 소설가한테 나왔다. 이렇게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곳은 감성마을 입구에 마련된 생태주차장과 농산물 판매장이었다.

이곳에서 문화 산책로를 따라 350m 걷다 보면, 목조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 모월당 이다. 이외수 소설가가 강의를 하는 곳이며,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는 곳이기도 하다.

모월당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투철한 작가정신과 개성 있는 문장력 그리고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강의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력서와 자필 자기소개서 등이 심사를 거쳐 통과되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다.
 

▲ 이외수 소설가가 집필과 생활을 하고 있는 집
◆이외수 소설가, 화천군과 맺은 인연
이외수 소설가가 감성마을에 둥지를 잡은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이 씨가 자신이 살고 있던 춘천 지역이 개발되면서 혼란스러워 집필활동을 못해 조용한 곳을 찾던 중이었다.

이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화천군수는 이외수 소설가에게 집필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이렇게 맺은 인연을 토대로 상서면 다목리 해방촌에 터를 마련해 장소와 공간을 제공하면서 감성테마문학 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재산은 화천군의 소유다.

아직은 완공단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자연을 보존하면서 개발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7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외수 소설가 집필실과 모월당(교육장소), 생태주차장 및 농산물 판매장이 완료됐다. 화천군은 2010년까지 문학전시관, 오감 체험장, 야외공연장 등의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맺은 인연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지역민의 새로운 삶의 의식 고취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군 담당자의 말이다.

다목리 한 주민은 이외수 소설가에 대한 남다른 기대를 내비쳤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한 주민은 "군인들의 함성만 가득한 곳에 군인들의 숙박이 줄어든 반면 이외수 소설가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이외수 소설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남다른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수 소설가는 작은 지역의 감성과 활력을 동시에 불어넣고 있는 모습이었다.

주민 찬반 여론, 설명회 통해 조율

화천군 기획감사실 시책지원 김 상 림 담당

"춘천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계셨던 이외수 님은 조용한 곳을 찾고 계셨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군수님께서 집필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실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외수 소설가를 영입하기 위한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화천군의 적극적인 자세는 이외수 소설가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졌다. 화천군은 조용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곳이 상서면 다목리였고, 이외수 소설가도 만족했던 것이다.

"화천군은 춘천시와는 다르게 문학의 불모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외수 소설가 영입으로 문학의 고장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화천군에서 많은 생존 작가 중에 이외수 소설가를 영입하게 된 이유가 있다. 이외수 소설가는 초등학교 시설 화천군 상서면 신대리에 있는 신풍초등학교를 다닌 연고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수 소설가는 생존 작가 중 인지도가 높은 분입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초등학교에 다닌 연고가 있죠. 무엇보다도 춘천은 화천군과 근거리에 접해 있어 춘천시에 거주하고 있을 때 자주 만나 영입에 관한 협의가 수월했습니다."

이외수 소설가 영입은 2004년부터 논의가 되었다. 화천군에서는 아무런 준비가 없을 때이다. 하지만, 영입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면서 사업을 곧바로 시행에 옮겼다.
이러한 노력은 의회와 큰 마찰이 없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찬반 여론이 반반이었다.

"영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사업을 착수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는 없었습니다. 의회에도 사전 보고를 통해 큰 문제는 없었어요. 지역주민들도 찬반이 엇갈렸지만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외수 소설가를 영입하기 위해서 화천군은 집필활동 공간 제공 외에 별다른 조건은 없었다. 그러나 감성마을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화천군 스스로 감성테마문학 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수 소설가 영입 후 언론매체를 통해 화천을 알리게 되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화천 홍보는 물론 산천어축제, 쪽배축제 등 지역축제 홍보가 되고 있으며,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외수 소설가를 찾은 관광객은 2006년에 2천여 명과 2007년 2천800명, 그리고 2008년 8월 현재까지 3천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잠정집계하고 있다.

화천군은 감성테마문학 공원사업 외 문학관을 준비하고 있다. 문학관에는 이외수 소설가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된다.

"문학전시관은 20억 원 내외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문학관 역시 화천군 재산입니다. 문학관에는 이외수 소설가가 쓴 초간본은 물론 원고와 직접 그린 그림 그리고 서예 작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몇 백여 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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