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사 람

▲ 강신원씨
강 신 원 씨
진안읍 군하리 출신
군산 전북은행 평화동지점 지점장

진안초등학교와 진안중학교를 졸업한 강신원(52)씨에게 고향은 우화정 밑에 흐르는 진안 천에서의 추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버지가 '참사'일을 하던 탓에 군상리, 군하리 등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많이 다니며 진안 읍내를 두루 살았던 그였지만 그래도 그의 학창시절 추억에는 항상 진안 천이 자리하고 있다.

"우화정 아래 칼바위라고 있어요. 그 아래 물이 깊었는데 여름이면 친구들하고 칼바위에 올라가 다이빙을 하며 놀았던 기억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진안읍을 관통하는 큰 도로가 됐지만 그가 어렸을 때만해도 제방이어서 겨울이면 썰매를 타고 놀았다고 그는 추억했다.

◆추억 하나
"진안 천에 물고기도 많았지만 미꾸라지도 많았어요. 그래서 친구들하고 물에 가마니를 넣어 두고 된장을 풀지요. 그리고 돌을 놓아둡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서 와 보면 미꾸라지가 가득했지요. 잡은 미꾸라지는 쌍다리에서 미꾸라지를 팔러 나오시는 할머니들에게 팔았어요. 그렇게 번 돈은 친구들과 용돈으로 나눠 쓰기도 했고 만화책 빌려 보는데 사용하기도 했지요."

용돈 벌기 위해 했던 미꾸라지 잡기, 그 당시에는 항상 있었던 흔한 일이었지만 긴 시간이 지난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강신원씨의 고향 추억이야기 하나가 되었다.

◆추억 둘
"예전에는 진안에도 극장이 있었어요. 사거리 쪽에 있었는데 영화 상영은 매일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 보러 가기도 했었고, 학생들 못 보는 영화는 선생님 몰래 가서 봤다가 걸려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요. 그리고 기억나는 건 초등학교 때 전주를 갔었던 일인데, 그땐 버스비를 아끼려고 소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로 갔었어요. 그러면 점심 사 먹을 돈이 절약되거든요."

진안시장에서 서커스 보던 기억, 뒤축이 떨어진 검정 고무신을 때웠던 기억 등 전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전까지 진안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강신원씨에게 고향 진안은 비록 넉넉한 물질의 풍요를 주지는 않았지만 풍성한 추억 상자는 가득 안겨주었다.

◆추억 셋
"초등학교 6학년때 안환철 선생님이 담임이셨는데 키가 크고 무섭게 아이들을 가르치셨어요. 그리고 중학교때 최일섭 수학선생님이 계셨는데 일명 이꼬르(=) 선생님으로 통했어요. 그 선생님이 저를 참 예뻐해 주셨지요. 금오공고가 처음 생겼을 땐데 전국적으로 중학교에서 학생 추천을 받고 선별해서 입학을 할 때였거든요. 그때 선생님이 저를 추천해 주셨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서류심사에서 탈락됐었죠."

강신원씨에겐 친구들과의 추억과 더불어 학창시절 선생님들의 기억도 고향하면 떠오르는 이야기꺼리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었다.

◆추억 넷
"2001년 전북은행 지점장으로 발령 받아 2년여 동안 근무를 했었습니다. 고향으로 발령이 잘 안 나는데 어떻게 고향에 와서 일하게 되었지요."

고향으로 발령 받고 강신원씨는 고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20대 초반 고향을 떠난 후 다시 찾아 왔기에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일 하고자 했다고 한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진안에서 직장생활을 한 후 지금은 군산 평화동지점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강신원씨. 그는 지금도 진안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친구들하고 모임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진안에서 모임이 있을 때면 항상 참석합니다. 그리고 진안 향우들과의 모임도 가지고 있고요."

앞으로 큰 욕심 없이 평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강신원씨. 그와 의형제 맺은 지인이 나중에 나이 들면 진안에 가서 낙타 키우며 함께 살자고 한다는데, 먼 훗날 진안읍 거리 한 복판에 낙타 등에 탄 강신원씨의 모습을 잠깐 상상해 본다. <강신원씨 연락처: 010-3166-7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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