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영의 잡동사니>

사람은 익숙한 상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상품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통용된다. 가령 모니터를 사려는 사람은 먼저 SAMSUNG이나 LG 제품에 관심을 가진다.

그 회사 브랜드나 로고에 익숙해져 있어 신뢰감이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시장에 뛰어들려는 후발업체들은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거나, 기슬이 특히 우수하거나 하는 특단의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국가적 브랜드도 있다. MADE IN ○○○○ 등 기술 선진국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일단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MADE IN KOREA도 산업역군들의 피땀으로 좋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국가적 자산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프로골퍼들이 성적이 좋으면 상금수입도 크지만, 유명회사의 스폰서 수입이 더 크다. 골퍼는 스폰서 회사에 달리 봉사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회사의 로고가 담긴 모자를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선수가 성적이 좋은 경우 TV로 경기를 중계하는 중에 모자에 그려진 로고도 함께 중계되기 때문에 회사 브랜드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지도는 상품가치에 커다란 역할을 한다.
진안군에서 마이산을 주제로 하는 공동상표가 이미 있음에도 농특산품 공동상표를 새로 만드는 모양이다.

농특산품에 공동 브랜드를 달면 그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을 경우 따라서 상품가치가 올라가므로 지방마다 공동 브랜드를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인근 무주의 <반딧불이>나 함평의 <나비> 브랜드는 인지도가 높아 브랜드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진안군은 브랜드 사업의 취지와는 역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안군의 인지도는 마이산의 인지도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 진안은 몰라도 마이산은 아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진안의 브랜드는 당연히 마이산을 주제로 해야 함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진안군은 신규 브랜드를 발주하면서 콘셉트를 <데미샘>으로 하여 그 비상식성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데미샘은 섬진강의 최상류로 진안군에 소재하고 있음이 사실이지만 데미샘이라는 이름은 진안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어 인지도에 있어서는 최악이라 할만하다.

또한 진안군은 섬진강의 발원지만이 아니라 금강의 발원지이기도 하고 또 금강유역이 섬진강 유역의 두 배가 넘는다.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는 역시 마이산이다.

그러므로 데미샘을 브랜드로 하는 것은 스스로 권역을 좁히는 셈이 되고, 금강권역 주민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진안사람들로서는 마이산이 너무 거론되어 식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안의 브랜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타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그런 발상은 중대한 착오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브랜드를 추진하는 진안군 직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두루 거치고, 전문회사 용역의 결과라고 강변하지만 이는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브랜드는 신뢰성, 안정성이 우선이므로 쉽게 변경할 수도 없다. 만약 잘못된 브랜드가 사용되어 피해를 입는다면 그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 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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