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19 … 주천면 용덕리 안순덕 씨

▲ 안순덕씨
저 멀리 가을바람과 햇살 받아내고 있는 100여개의 장독대가 마당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황토 흙을 바른 벽면과 빨간 기와가 얹어져 있는 집이 옛 고향집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집 안 곳곳 시골의 정이 물씬 풍기는 곳. 그곳에서 안순덕(52)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10년의 꿈을 이루다

'시원하고 깨끗한 바람에 말리고 공해 없는 햇빛으로 익혀 무한한 정을 담아내는 친정집의 변하지 않는 맛'을 전하는 안家네친정식품(http://www.FamilyAn.co.kr). 10년의 꿈을 담고 이제 걸음마를 뗀 안순덕씨의 사업체이다. 이곳에서 그녀는 고추장, 된장을 만들면서 오랜 꿈이 이루어진 것에 즐겁기만 하다.

"10년 전부터 시골로 가서 장류 사업을 계획하면서 연습도 많이 하고 자문도 구하고 했어요. 그리고 실습을 해 보기도 하고요."

음식을 배우기 위해 식당을 다니며 정보를 얻었고, 100명의 어른들한테 자문을 구했으면서 그 속에서 자기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백번의 실습도 마다하지 않았다던 순덕씨. 그리고 맛도 중요하지만 단지의 중요성도 알기에 옛 항아리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차츰 차츰 준비하면서 비로소 꿈의 첫 계단을 밟았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친정 엄마의 따뜻한 정을 항아리의 모양처럼 풍성하게 담고서 말이다.
 
특별함으로 승부
인삼 고추장, 홍삼 고추장, 약초 청국장까지. 모두 순덕씨의 안家네친정식품에서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제품들이다.

"신세대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한마디로 도시형 고추장, 청국장인 셈이죠. 그래서 저희 집 청국장은 보통의 청국장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냄새가 없기 때문에 도시에서나 젊은 사람들이 쉽게 먹을 수 있어요."

깨끗한 우리지역 농산물로 수 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안순덕씨는 그렇게 냄새 없는 청국장을 만들었고, 그 청국장은 미국 LA에 사는 지인을 통해 소박한(?) 수출도 했다.

"처음 저희 집 청국장을 가져간 지인이 주위 분들에게 드렸었는데 인기가 그렇게 좋다고 하네요. 그래서 며칠 전에 처음보다 많은 양의 청국장을 LA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라오스에도 제품을 보내야 해요."

세계로 뻗어가는 안순덕표 냄새 없는 청국장. 청국장에 대해 이야기 하던 그녀는 또 다른 제품을 내 놓았다. 바로 말린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일인분 기준으로 동그랗게 만들어서 말렸어요. 사람 수에 따라 말린 청국장 개수를 정해서 끓인 물에 조리해서 드시기만 하면 되요. 이 제품으로 조만간 특허출원하려고요."
 
고향에서 정을 나누다
대전에서 살던 안순덕씨는 4년 전 집을 사 놓고 집을 고치는 시간만 해도 3년이 걸렸다. 큰 일은 전문가의 손에 맡겼지만 황토 흙 바르고 세세한 손질은 그녀 손으로 직접 했다.

"주천 주양리가 고향이에요. 하지만 처음에는 고향에서 장류 사업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맘에 드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이 집을 보고 주위 환경과 위치가 좋아 결정했습니다."

폐가였지만 집을 멀리에서 봤을 때 현재의 모습을 상상했다는 안순덕씨. 고향에서 자리 잡기를 참 잘했다고 말하는 그녀는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을 도시 사람들에게 판매도 많이 해 주고 있다.

집 앞을 지나가는 동네 어른들에게 과일을 내 놓기도, 주위에 사는 친구들 불러 항아리에서 콩잎, 마늘장아찌 꺼내 밥 한 끼 같이 먹기도, 동네에 일손이 부족하면 일손을 돕기도. 이처럼 안순덕씨 그녀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따뜻하고 소박한 정을 나누고 있다.
 
다시 꿈을 꾸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수익을 내기보다 재투자를 해서 저희 제품을 많이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요."

고추장 하나를 팔아도 갈수 있는 거리만 된다면 직접 배달을 해서 얼굴보고 이야기하고 돌아온다는 안순덕씨. 그녀는 앞으로 사업을 확장해도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기계 없이 수공업으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전통의 맛을 친정 엄마의 손맛으로 전달하고 있는 안순덕씨. 그녀는 마지막으로 든든한 후원자인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임연희 hee2301@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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