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 조림초등학교 아토피 시범학교 '본격 가동'

▲ 조림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황토벽 앞에서 즐겁게 웃는다. 사진 맨 오른쪽이 신선우군.
지금까지 정천 조림초등학교는 학생 21명이 함께 공부하다 최근 한 친구가 전학 왔다. 아토피 친화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첫 전학생이 등교를 시작했다. 추석이후에는 5~7명 정도 더 전학 올 것으로 학교는 보고 있다.

전학생이 궁금해 지난 8일 조림초를 찾았을 때는 점심시간이었다. 출출하던 차에 기쁘게 식판을 받고 보니, 잡곡밥에 동탯국, 김치, 깻잎, 계란말이가 놓여졌다. 밥을 다 먹은 뒤에는 학교 급수로 제공되는 허브차를 마셨다. 여느 학교와는 많이 다르다.

학교내부 한 쪽은 아직 공사 중이었지만 학교가 무척 깨끗해 아이들은 실내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 다닌다. 잔디 운동장과 골프연습장, 병설유치원이 있으며, 어린이 도서관 같이 잘 꾸민 도서실과 공사 중인 스파 시설, 컴퓨터실 등이 있다. 2층 복도는 천정이 높고 하늘이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전봉기 교장은 "이렇게 좋은 풍경과 모든 것이 구비된 학교에서 생활하다보면 아토피가 치유될 것"이라며 "조림초가 아토피 친화 시범학교이지만 이곳은 공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아토피가 없어도 주민이면 누구나 올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 교장은 또 "처음에는 조림초가 아토피친화 시범학교가 되는 것을 꺼려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염이나 기피질환이 아닌 아토피에 대해 교육과 홍보가 많이 이뤄져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조림초 3학년으로 전학 온 신선우 학생은 점심시간에 잔디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웃으면서 들어왔다. 가려운지 얼굴을 긁고 있었지만 심하지는 않다. 전학 온지 1주일된 선우는 적응을 잘해서 친구들과 사이가 좋다.

"전에는 학교 급식을 못 먹고 엄마가 따로 도시락을 싸주셨어요. 그래서 더 먹고 싶어도 못 먹었어요, 여기서는 더 먹고 싶으면 그냥 '더 주세요.'라고 해서 먹을 수 있어요. 제일 친한 친구는 박인덕이에요."

선우는 한참 신나 얘기하더니 곁에 있는 인덕이를 보며 "오늘 잠자리채 들고 만날까?"라고 말한다.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보기만 해도 웃는다.

"전학 오기 전에 선우는 분당과 남양주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아토피가 심해지면 진물이 나고 딱딱하게 딱지가 앉은 것을 가려워 긁으면 딱지가 뜯어지고 보기 흉해지죠. 선우가 가려워서 긁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학교 아이들이 더럽다고 놀렸나 봐요."

선우 어머니인 김문숙씨 얘기다. 아토피가 있는 선우가 학교에 다니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림초로 전학 온 이후에는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아직 집이 완성되지 않아 마조마을에서 임시로 펜션을 빌려주셔서 생활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맑고 신선한 공기가 상쾌합니다. 동네 분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아침에 문을 열어보면 호박이며 여러 가지 야채들이 놓여 있어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 선우와 함께 시골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푸짐한 정 때문에 김씨는 더욱 행복하다. 남편의 직장 문제로 자주 떨어져야 하고 가까운 곳에서 유기농 제품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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