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은빛 통신원 김창현

▲ 사진: 박종일 기자
무심코 지나다 아파트 화단에서 좀 작살나무 열매를 보았다. 부귀 수항리에서 보았나 안천 삼락리에서 보았나, 못 본지 10년은 더 된듯하다.

가을이면 생각나고 보고 싶었던 작은 열매들. 금년 가을에도 못 볼 줄 알았다. 보랏빛이 아름답던 좀 작살나무 열매를 다시 보게 되니 참으로 반가웠다. 고향마을 아파트로 금년 8월에 이사 온 것은 좀 작살나무 열매를 보기 위해서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좀 작살나무는 키가 2∼3m 정도로 자라고 밑에서부터 많은 가지를 친다. 잎은 가느다란 가지의 양쪽에 짝을 맞춰 돋아 있다. 열매는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맺는다. 열매는 처음에는 연두색을 띠다가 익어가면서 보랏빛으로 변한다.

열매의 크기는 3∼4mm 정도다. 열매 하나하나는 작디작아서 좀스러워 보인다. 좀스러운 두 모둠이 한 송이를 이루며 잎자루 가까이 붙어 있다.

열매가 맺혀 있는 모양을 무심코 보면 좀상좀상해 보이지만 하나의 열매를 중심으로 그 둘레에 여섯 개의 열매가 동그랗게 모여 일곱 개의 열매가 한 모둠을 이룬 모양은 보는 사람 마음을 좀스럽게 만든다.

보는 사람을 좀스럽게 만든 열매를 다시 보면 좀 작살나무 열매는 전혀 좀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보면 볼수록 보는 나 자신을 좀스럽게 만든다.

산골짜기에서나 볼 수 있는 좀 작살나무 열매가 고향 마을 아파트 화단에서 일곱 개씩 일곱 개씩 곱고 곱게 보랏빛으로 익어간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