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창현 <전 진안초등학교 교장>

1. 진안도 축제다운 축제가 있어야 한다. 자치단체마다 축제가 너무 많아 축제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지방 단체장들은 주민을 뙤약볕에 모아놓고 자신의 치적이라며 장황한 연설이나 하고 예산은 떡 주무르듯 한다며 낭비가 심한 축제의 역기능적인 면을 투덜대는 사람도 있어 왔다.

하지만 축제는 순기능이 더 크다. 네덜란드 역사가 요한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로 정의하면서 모든 문화는 놀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놀이를 하면 축제다. 축제에는 자연에 대한 감사의 정이 담겨 있으며 즐거운 동작으로 표현된다.

지금까지 잘못 운영된 좋지 못한 면은 개선하면 될 일이고 진안도 축제다운 축제가 있어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진안과 통합이 예상되는 이웃 군들은 모두다 축제가 있고 전국적으로 이름난 성공한 축제도 있다. 축제 하나만 이웃과 비교해 볼 때 이웃에 뒤지는 것은 고사하고 축제마저 없는 진안이라면 좀 그렇다.

2. 제1회 '진안고원축제'로 '고원'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했다. '진안고원축제'라는 명칭이 어떤 논의를 거쳐 탄생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2007년도에 제1회 '진안고원축제'가 열린 후 2008년도에는 진안고원축제라는 명칭이 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다년간 실행했던 벚꽃 축제가 이런 저런 사유로 알맞지 않다며 새로운 축제를 찾기 위해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는 했으나 결정된 축제가 없었다면 금년도에도 '진안고원축제'라는 명칭은 그대로 사용했어도 무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진안고원축제'라는 명칭은 지금까지 실행해왔거나 논의된 어떤 축제 명칭보다도 무난하다고 본다. 고원축제라는 명칭이 마음에 썩 와 닿지 않다거나 시큰둥해하는 군민은 있을지라도 극도로 반대할 군민은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진안고원(鎭安高原)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사이에 형성된 고원으로 무주 ·장수 ·진안 3개 군에 걸쳐있으며 우리나라 국토지리상의 고유명사다.

3. 진안고원축제는 군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금년도에 제2회 진안고원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금년도에 실시한 군민의 날 및 마이문화제 행사 내용을 고원축제 내용으로 했더라도 초창기 고원축제로서는 무난했으리라 본다.

해마다 고원축제를 진행하면서 많은 주민이 즐겁게 참여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내용을 수정하고, 고원과 관련된 내용을 계발해나가면 될 일이다. 또한 진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축제를 포함하는 고원축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4. 진안고원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군민의 날 행사 중 먹을거리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향토음식 맛 자랑'은 얼마나 좋은 소주제인가? 고원에서 생산되는 식품은 '건강식품' 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진안은 유해성분의 공포가 없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먹을거리 자원이 풍부하다. 향토 음식을 잘 활용하면 4계절 건강식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넘치는 진안고원이 될 수 있다. 먹을거리 외에도 진안고원은 도시민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

5. 진안고원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자원이 다양하다. 인삼과 약재 식물 재배가 가능한 산야가 많다. 멧돼지 다람쥐 등 야생 동물과 각종 곤충과 물고기 등의 생태관찰학습장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마이산 용담호를 중심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감상하려는 다양한 취향의 관광객이 몰려들도록 할 수 있다.

산과 골짜기에 따라 원추리· 진달래· 철쭉· 금낭화· 들국화· 갈대가 우거진 등산로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등산로를 가꿀 수 있다. 산과 골짜기를 주민소득과 관련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6. 진안고원은 새만금의 배후 고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새만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새만금과 진안은 지척이다. 새만금 도시민들이 필요한 것을 키우고(growing : 채소, 과일, 흑돼지 등), 제조하고(making : 이미 하고 있는 것이지만 홍삼 제조, 김치공장 등), 서비스하고(serving : 찾아오는 관광객에 서비스 및 판매 등), 경험하도록(experiencing : 농촌체험 등)하여 고부가가치의 소득을 높일 수 있다.

7. 진안을 슬로시티로 가꾸자. 슬로시티는 바쁜 도시 생활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공해 없는 자연환경 속에서 지역의 토속음식과 고유의 문화를 느끼며 인간다운 삶을 되찾자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진안은 천예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슬로시티를 그리워하는 군장산업단지 및 새만금의 도시민들이 한 시간 드라이브로 밀어닥칠 날이 머지않다. 장수나 무주까지 가지 않고 진안에 머물며 돈을 쓰고 가게 하자. 새만금을 찾아올 수도권 도시민을 대상으로는 '새만금 관광'과 '진안고원 관광'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금상첨화다.
 
고원축제를 발전시키자. 진안의 미래가 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