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희망을 찾아서(17)
우리 군 채소 육묘사업 이끄는 양병일 대표

▲ 마이산 프러그 영농법인 양병일 대표가 육묘장을 둘러보고 있다.
마이산 프러그 영농법인 양병일(48세) 대표를 만나러 가기 위해 장수 방향 2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진안읍 구룡리와 물곡리를 가르는 재를 넘어 내려가니 왼쪽으로 꽤 큰 규모의 연동 하우스가 보였다.

원물곡마을 입구에 설치된 '마이산 프러그 영농법인'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간 하우스 입구는 멀리서 볼 때와 달리 그 규모가 사뭇 크게 느껴졌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간 실내에는 뭔지 모를 모종이 넓은 면적의 일부만을 차지할 뿐 텅 비어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양병일 대표는 자리를 권하며 육묘장 운영의 어려움을 먼저 토로했다.

"육묘장 규모가 6,600㎡(2000평) 이상은 돼야 경영이 손쉬운데 여기는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많아요."

양 대표에 따르면 6,600㎡(2000평) 이상의 규모로 짓고 싶었지만 법인체 보조금에 맞추다 보니 현재의 4,293㎡(1300평) 규모가 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 유일의 채소 육묘장이라고 말하는 양 대표는 "군민들이 우리와 계약을 해야 하는데, 실상은 타지역 육묘장에서 모종을 사다 쓰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아직 사업을 벌인지 2년째라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양 대표는 계약을 따내려고 타 지역을 찾아다니며 하우스 설치 작업을 직접 도와주면서 명함을 돌리는 수고를 마다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작목반에 기금 200만 원을 지원해 주는 등 관내의 작목반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이곳은 작목반들의 관심 밖인 실정이다.

작목반들이 관내의 육묘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군이 나서주길 바란다는 양 대표는 이익의 일부를 관내 작목반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업경영인진안군연합회 회장 시절인 지난 2006년 농업기술센터에 들렸던 양 대표는 육묘사업 지원이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전해 듣고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 후 다섯 농가가 동참해 '마이산 프러그 영농법인'을 설립했다.

첫해인 작년에는 적자를 보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나아졌다. 내년부터는 경영이 호전될 것이라 전망하는 양 대표는 군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안읍 구룡리 예리마을이 고향이고 현재도 살고 있다는 양 대표는 젊은 시절 3년간의 서울 직장생활 외엔 고향에서 여러가지 농사를 지으며 부농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영농법인 설립 때 대출 없이 육묘사업을 시작한 양 대표는 "철저한 타당성 검증 없이 보조사업을 바라보고 대규모 영농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농군들이 빚에 쪼들려 곤란을 겪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따깝다."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육묘장 사업 외에 개인적으로 1,985㎡(600평) 규모의 하우스를 지어 각종 채소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3,302㎡(1000평) 규모의 하우스를 더 지어 일거리가 없는 기간에 육묘장 일꾼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계획이고 차후에는 육묘장으로 전환해 육묘장의 규모를 현실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군에 1,321㎡(400평) 규모의 육묘장 지원을 신청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른 새벽부터 육묘장 관리에 여념이 없다는 양 대표는 잘 지어진 육묘장을 자랑했다.

"3중 스크린을 포함한 여섯 겹의 지붕 등 철저히 단열에 신경썼어요. 여타 육묘장에 비해 난방비 절감 효과가 확실하죠."

12월부터 6월까지가 가장 바쁘다는 양 대표는 곧 수박과 토마토가 파종에 들어간다면서 내년 사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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