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 주 환 <새진안포럼·진안치과 원장>

이명박님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11달이 되었다. 대통령 취임이전 인수위에서 '오렌지가 아니라 오린지 맞고, 영어 몰입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등의 발표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다.

그리고 3월에 취임하면서는 강부자, 고소영등 탤런트 이름의 내각을 출범시키며 가난한 농민, 노동자, 서민 등 일반 시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였다.

급기야 미국을 방문하여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인 - 최근 오바마의 당선으로 간접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 부시와 만나기 직전 광우병 위험성이 높은 미국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합의하여 발표하였다. 보다 못한 어린 학생들이 촛불을 먼저 들고 일반 시민이 뒤를 이어 여름을 뜨겁게 했던 촛불집회가 되었다.

국민들의 저항에 주춤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제 좀 제대로 하려나하는 기대와는 달리 정 반대의 길을 선택하였다. 국민들 따로 대통령 따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농민, 노동자, 서민들이 해주길 바라는 정책은 하지 않고, 일부 재벌과 강남 땅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 환율을 높이는 정책을 강만수 경제팀은 고집하였다. 당연히 서민들은 물가의 상승으로 생활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경제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알고 있는 길을 버리고 엉뚱한 선택을 한 것이다. 오로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재벌 대기업 정책이다.

이런 차에 미국의 금융위기를 맞았고 서민들은 죽을 지경이다. 현재의 상황을 유발시킨 것은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 정책의 실패가 그 더 큰 요인이다.

심지어 한나라당에서 조차 강만수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수를 고집하고 있다. 참 대단한 고집이다. 서민이야 죽어나든 말든, 나라를 엿 사먹든 말든.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을 거쳐 남미를 순방중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외국에 가있는 동안에는 국내가 조용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면 더 큰 사고를 치니 더욱 불안하다.

미국에 갈 때는 미국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고, 일본에 가는 길엔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하여 독도문제의 빌미를 주었고, 미국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이제 한국 사람들은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먹게 되었다."고 했다.

역시 브라질에서도 철도 파업에 대해 한 말씀했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 되려고 하면 파업을 하지 말아야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 일류 국가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어느 나라도 파업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

이웃한 일본에서는 해마다 대규모 총파업이 있어서 '춘투(春鬪)'라고 불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씀과는 정반대로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과 그것의 해결을 통해 사회는 발전하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노동자가 잘 살아야 기업도 좋아지고 나라도 잘 살게 되는 것이 법칙이다. 농민이 잘 살아야 노동자도 잘 살고 나라가 잘 사는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어려운 시기에는 파업을 하면 안 된다' 는 주장도 잘 못된 주장이다. 파업은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수단이다. 노동자의 생활이 어려워지면 당연히 그것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강남의 땅 부자들을 위해서는 수천억의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농민, 노동자, 서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도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런데도 철도파업을 무조건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처벌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 철도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철도 노동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노동자에게도, 농민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잘 못된 만남을 했다. 다음 대통령을 잘 뽑아서 될 문제는 더욱 아니다. 앞으로 기나 긴 4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지금까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서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는데 속수무책으로 망해갈 수만은 없다. 쫓아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가능한 방법은 단 하나이다. 국민의 심부름꾼인 대통령을 고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권리이고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국민의 의무이다. 잘못된 정책을 제대로 된 정책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 길은 단 하나 '연대(連帶)'이다. 철도 노동자의 파업이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의 하나이고, 그것을 존중하고 연대를 할 때 농민과 서민의 이익도 존중받을 수 있다. 약자는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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