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개발의 허와 실

마이산은 진안만의 명승이 아니라 전북을 대표하는 명승이 되어있다. 각 방송국에서 전북을 내보낼 때 배경화면을 보면 마이산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그래서 전라북도 도립공원에서 2003년 10월 31일 마이산이 명승 제12호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지정되었다.그런데 이번 군의회 특위가 지적한대로 마이산의 개발이나 유지관리 실태를 보면 한마디로 낙제점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마스터 플랜이 없이 그때 그때의 즉흥적 결정으로 개발이 입안되고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마이산 관광단지의 시작은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사양동 저수지 여수로에서 산등성이를 따라 난 길로 올라가 천황문을 200미터 앞둔 턱밑에 주차장이 건설되었고, 관광객은 이곳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몇 년 안 가 이곳은 포화상태가 되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자 진안군은 다시 지금의 주차장을 건설할 수밖에 없었고, 예전 주차장으로 가던 도로의 입구에는 지금 차단막대로 출입을 막고 있다. 이것이 행정의 첫 번째 단견으로 지적된다.한편 남부 마이산 개발계획 역시 마스터 플랜 없는 행정의 즉흥적 개발계획이 지금의 난마처럼 꼬이게된 원인을 제공하였다. 약 25년 전 남부 마이산을 개발할 때도 즉흥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에 주차장 등 공공목적의 용지는 진안군에서 매수하고 법률검토를 철저히 하여 금당사 사찰경내를 보전하면서 관광개발을 시행했어야 하는 것이 순서였지만 절차를 무시하고 쫓기듯 공사부터 착수하기가 예사였으므로 지금의 불씨를 낳는 요인이 되었다.그리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이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할 진안군 당국의 업무태도이다. 이번 군의회 특위에서 드러난대로 탑영제 토지보상을 안했다고 금당사에 휘둘린 사례도 진안군의 안이한 자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도대체 도립공원을 관리하면서 경내 등기부 등본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그런 소홀한 직무태도 때문에 진안군이 20억원을 들여 건설한 청소년야영장이 제몫을 못할 위기에 몰려있다. 당초 지금의 위치를 진안군은 진안군 소유로 파악하고 있었다. 토지대장이 진안군소유로 되어있어 등기부 등본 확인도 아니하고 공사부터 진행하다가 도중에 등기부 등본을 보고 금당사 소유로 확인되자 미봉책으로 땜질하다가 결국 진안군이 직영을 하게 되면 금당사에 토지사용료를 물어야 하고, 위탁 운영시에는 금당사에 무료로 위탁을 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져버린 것이다.이 청소년야영장 자리는 탈도 많았다. 한때는 그 자리에 속칭 ‘기 쎈타’를 건립할 계획이 있었지만 개신교 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되어 기 쎈타 계획은 백지화되었고 무형문화재 전수관으로 목적이 변경되어 진안읍 우화산 뒤 부지에 건축예정이다.이후 진안문화원장이 마이산에 민속신앙 박물관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가 미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개신교 단체 일부 목회자들의 항의방문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진안군이 마이산 발전을 위해 야심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중의 하나가 북부 마이산 초입의 관광단지이다. 농토 등을 매입하여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였으나 이곳에 입주하려는 업소가 드물어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마이산 발전계획 추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한때는 마이산에 모노레일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서울 북한산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환경단체 등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좌절된 사례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라 하겠다.마이산 벚꽃 축제에 관하여도 말들이 무성하다. 이제 정보화 시대에 마이산에 벚꽃이 피면 자연발생적으로 관광객은 찾아오게 마련이다. 관광객이 많으면 그 자체로 축제이다. 행정에서는 그 관광객들을 불편 없이 수용하고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뒷바라지 업무에 그쳐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굳이 행정이 축제의 날을 잡아 초청하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행정의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행사 때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아 피크타임에 올릴 입장료 수입을 포기하므로 진안군의 재정수입에도 손해가 된다. 따라서 따로 행사는 벌이지 않고 축제에 걸 맞는 이벤트는 유치할망정 지금처럼 행정주도의 행사는 지양하자는 의견에도 귀기울일 만할 것이다.잘못 그려진 그림은 백지만도 못하다고 한다. 백지는 그 위에 좋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잘못 그려진 그림은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산은 이제 행정의 즉흥적 발상으로 개발계획이 입안되어서는 안된다. 먼저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고 그 토대 위에서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차근히 풀어가야만 된다고 본다.특히 이처럼 마이산이 꼬인 원인이 된 각 사찰과 상가 등 이해당사자들의 충돌도 큰 문제인 만큼 그들의 의견도 자주 수렴하여 장기적 발전방향을 도출하여 서로 이해하고 참여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